삼성 '바이오', 개발·생산 양날개 달고 '세계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5.11.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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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럽 수출 사실상 확정…3공장 착공으로 세계 최대 수준 생산설비 확보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개발'과 '생산' 양 날개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삼성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 첫 수출을 사실상 확정지었으며 대규모 제품 생산을 위한 3공장 마련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22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유럽의약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삼성 바이오 사업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담당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제품명 베네팔리) 사용을 지지한다며 승인 권고를 내렸다.



이에 따라 2~3개월 뒤에는 엔브렐의 유럽 판매가 최종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EMA의 승인 권고 후 보통 2~3개월 안에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제품에 대한 최종 승인을 내린다"며 "현재 행정적 절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EC의 최종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유럽 31개 국가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엠젠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하는 '엔브렐'을 본떠 만든 제품이다. 엔브렐은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9조5000억원이 팔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최근 미국 류마티스학회(ACR) 연례회의 1년 임상결과 발표에서 호평을 받았다"며 "이번 유럽 승인 권고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결과 발표에 따르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52주차에 평가한 ACR20 반응률(투약 후 통증 20% 개선도를 평가하는 지표)은 80.8%로 오리지널 제품 투여군(81.5%)과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중인 다른 바이오시밀러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SB2),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의 임상결과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SB2는 5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54주 연구 결과 ACR20 반응률에서 오리지널과 동등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SB5는 5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24주 결과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생산 부문에서의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삼성 바이오 사업 생산 부문을 담당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초 단일 설비로 세계 최대인 15만ℓ 규모의 송도 2공장 가동에 돌입하며 올해 안에 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3만ℓ 규모의 1공장을 송도에서 운영 중이다.

3공장이 가동에 돌입할 2018년이면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기업(CMO)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까지 4공장 증설로 40만ℓ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보고를 챙길 만큼 그룹 차원에서 힘을 쏟는 부문"이라며 "그룹 지주사격인 삼성물산 출범 당시 핵심 사업영역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사업을 꼽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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