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박스권..배당주·싼 성장주 담아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한은정 기자 2015.1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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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CIO 장세전망 "성장성 잃은 업권은 가격 메리트 보지 말아야"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주요 자산운용사 CIO(최고투자책임자)들은 연말까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배당주나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진 성장주를 담는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1900 하방 탄탄하지만 상승도 어렵다=연말 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분기 환율 효과로 IT, 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실적은 개선됐지만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무는 "코스피지수 1990~2050의 박스권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때문에 크게 올라가기도 어려운 반면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급락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성은 시장이 두려워하고 있지만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크지 않다"며 "배당이 아무래도 조금씩 높아지니까 현재 밸류에이션이나 경기 감안하면 현재 수준은 박스권 하단"이라고 판단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4분기도 환율 효과로 실적이 나쁘지 않겠지만 기업들의 경쟁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위로 뚫을 가능성은 다른 기업들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자극을 받아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실제로 금리를 인상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과거 미국이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은 경기가 매우 좋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였다"며 "미국 금리 금리인상은 한번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전무는 "금리 인상 이전에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으면 오히려 금리 인상 이후 시장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소형주는 연말 수급 문제로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송 대표는 "대주주 자격 하향 조정으로 큰손들이 중소형주를 팔고 있는 점도 증시를 흔들고 있다"며 "중소형주는 내년 초부터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당주·싸진 성장주 담고, 기계·화학 주의해라=혼란스러운 장 속에서 배당주는 안전한 수익처가 될 수 있다. 허 대표는 "배당성향을 올리고 있는 대기업들은 밸류에이션도 낮아 중소형주보다 투자 매력이 있다"며 "몇몇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면 유보 이익도 많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 이외의 대형주들도 배당 및 주주환원 정책을 밝히면서 주가가 견조하게 지켜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무도 "기존 성장주 위주의 시장 흐름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배당주와 경기순환업종이든 성장주든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에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라 살 수 없었던 주식을 조정장에서 저가 매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최 전무는 "중국 소비 관련, 모바일, 헬스케어 주식은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확인됐다"며 "실적이 잘 나왔는데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주식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약품의 잇딴 기술 수출과 반대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2분기부터 둔화되고 있는 것처럼 섹터 내에서의 옥석 가려지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은 더이상 기대감만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도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 장기적으로 사야할 주식이 많지는 않지만 비싼 주식들은 박스권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고, 실적과 관계없이 떨어진 주식들을 찾는다면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CIO들은 그러나 조선, 기계, 화학 등 성장성을 잃은 업종은 싸다고 매수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송 대표는 "기초체력이 훼손된 조선, 기계 등은 반등하기 어렵다"며 "SK텔레콤도 배당주임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설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3분기 좋았는데 4분기 안 좋아지는 업종이 석유화학"이라며 "3분기에는 유가 하락분이 반영돼 이익률이 개선됐는데 앞으로는 제품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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