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 성공요인, 혁신기술 외에 또 다른 무엇?

머니투데이 김종갑 K-ICT본투글로벌센터 센터장 2015.10.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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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필자는 소위 스타트업과 혁신기술의 메카라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년간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왔다. 국내 기업은 물론 이러저러한 다양한 국적의 벤처기업을 수도 없이 만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사업 전략을 협의하는 일을 해 왔다.

글로벌 시장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고 다양한 글로벌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독특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성공의 필수 조건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전략적 요인 외에도 성공한 글로벌 벤처기업에는 또 다른 무언가 성공 요인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그 벤처기업을 세우고 이끌고 있는 사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성공한 글로벌 벤처 기업인들에게는 묘하게도 서로 유사한 몇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우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누구보다 정통하고 특히 고객을 다루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고객보다 더 정확히 파악해 고객이 원했던 니즈를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정확히 충족시켜줄 줄 안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디테일에 강하다는 특징도 있다. 그들의 머릿속엔 콘셉트부터 제품이나 서비스의 마지막 마무리, 사용자 매뉴얼까지 모든 것이 들어있다. 그리고 이러한 디테일을 어떻게 구현할 지도 알고 있다. 보통의 벤처 기업인의 경우 큰 흐름만을 정해 놓고 나머지 디테일들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결정해 가겠다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디테일 집착에 대한 일화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약 1조 원)에 인수된 인스타그램의 경우 버튼 하나 줄이려고 몇 달을 고생했다는 일화는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렇듯 복잡하고 섬세한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는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 성공한 글로벌 벤처 기업인들은 이러한 스트레스조차 각자의 열정과 방식으로 잘 다루고 있다. 다룬다는 표현보다는 즐긴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벤처를 운영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창립자가 먼저 지쳐버리는 순간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인데 스트레스에 지쳐버린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어려울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기업인들은 이 부분 역시 극복해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본인이 손수 요리한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 기업인 이베오(YiVeo)사의 조나단 포스톤 회장은 야생 버섯 채취를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강하고 긍정적인 정신력을 소유하고 있고 고객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남들이 사소하게 넘어갈 만한 디테일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기업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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