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급기야 서울시는 뉴타운 도입 10년만인 2012년 ‘뉴타운·재개발 수습방안’, 일명 출구전략에 따라 무분별하게 지정된 구역해제 작업에 돌입했다. 2012년 26곳을 시작으로 올들어서까지 해제된 구역은 무려 320여곳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경전철 호재가 있고 지하철 1·6호선 석계역과 6호선 돌곶이역과 인접해 있는 ‘장위뉴타운’이다.
◇성북구 단독·다가구주택 거래량의 40%가 ‘장위뉴타운’
실제 3~4층짜리 낡은 다세대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성북구 장위동 232번지 일대는 신축 빌라공사가 한창이었다. 한집 건너 한집이 공사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은 2005년 12월 ‘장위뉴타운 13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11월 지구지정이 해제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인근의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구역지정 해제 전부터 개발업자들이 이 지역 단독주택 등을 매입하기 시작했다”며 “이주가 진행중인 장위5구역 등 해제안된 나머지 뉴타운 개발에 따른 이주수요를 잡으려고 투기꾼들이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까지 1년간 성북구 전체 단독·다가구주택 거래는 1637건이었는데 이중 장위동이 414건으로 가장 많고 석관동이 231건으로 두번째다. 두 곳 모두 장위뉴타운의 영향을 받는 곳들이다.
단독·다가구주택을 사서 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을 신축해 임대소득이나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수요다. 뉴타운이 들어서면 공원·도로·학교·상업·업무시설 등 기반시설이 함께 갖춰지는 만큼 주변지역도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이형진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대표는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2011년부터 경매시장을 통해 뉴타운 해제가 유력한 곳의 단독주택이나 허름한 다세대주택을 싸게 매입한 후 월세를 놓다가 해제 이후 건축업자에게 팔아 쏠쏠한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그렇다면 진행 중인 장위뉴타운 가운데 어느 구역이 유망할까.
지난 4월 장위뉴타운에서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선 2구역 ‘꿈의숲 코오롱하늘채’는 평균 2.2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돼 최근 완판됐다는 게 코오롱글로벌 설명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490만원 선. 조합원 비율이 전체 가구수대비 29%로 낮아 사업진행이 빨랐다.
다만 2구역은 66만여㎡ 규모의 대형공원 ‘북서울 꿈의숲’과 접해 있어 거주환경은 좋지만 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입지면에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사업 추진이 두번째로 빨라 철거가 진행 중인 1구역이 석계역이나 광운대역(1호선·경춘선)과 가까워 역세권 프리미엄이 있다.
빠르면 올 연말쯤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용면적 59㎡ 조합원 분양가가 1280만원, 84㎡는 122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서울 경전철 중 사업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동북선이 인근에 들어선다. 동북선은 왕십리역과 상계역을 잇는 총 연장 13㎞로 모든 구간이 지하화로 추진되는 노선이다.
장위동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장위1구역이 장위뉴타운 중 입지가 좋은 편”이라며 “삼성 래미안 브랜드와 함께 지하철역이나 주변 초등학교가 가까워 웃돈이 붙고 있다”고 말했다.
1구역과 붙어 있는 5구역도 이주후 철거가 진행 중이다. 1구역보다는 ‘북서울 꿈의숲’ 공원과 가깝지만 역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장위4구역은 돌곶이역에서 장위동으로의 진입로 역할을 하고 있는 초역세권 구역이다. 올 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15개 구역 중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시공사는 GS건설.
전체 구역 가운데 석계역과 붙어 있어 최고 노른자위로 꼽히는 6구역은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총회를 거쳐 하반기 일반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원구 월계동 일부가 장위6구역에 포함돼 있어 사업진행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입지가 좋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형진 대표는 “재개발 투자는 사업추진 속도가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구역별 추진 단계와 입지적 장점들을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