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자랑스런 역사 교과서 필요" vs 文 "국정화 중단"

머니투데이 이상배, 구경민, 이하늘, 박경담 기자 2015.10.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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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종합) 朴대통령-여야 대표·원내대표 청와대 '5자 회동'…경제활성화 법안 등 논의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와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근혜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사진=뉴시스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와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근혜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의 '5자 회동'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결국 회동은 국정화에 대한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채 큰 소득없이 끝났다. 이날 오후 3시쯤 시작된 회동은 당초 예정된 1시간30분을 넘겨 약 1시간50분 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돼 안타깝다"며 "국민통합을 위해 자랑스러운 역사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친일·독재와 연관시키며 중단을 요구하자 김 대표는 "지금 참고 있는데 그만 하시라"며 "(우려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집필에 참여하라"고 맞섰다.

국정화 문제를 놓고 격렬한 토론이 약 30분간 이어지자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우리 국회는 산적한 민생현안과 각종 법안을 처리하는데 우리가 힘을 쏟자"며 이에 대한 논의를 일단락 지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를 상대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비정규직 확대 등을 우려하며 이견을 보였다.

또 박 대통령은 국회에 3년째 계류된 경제활성화 법안들도 여야 대표가 결단을 내려 이번 정기국회 중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여야는 조만간 양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3+3 회동'을 열고 실질적인 합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과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제정에 대해서는 문 대표도 청년일자리 창출 등의 취지에 일부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지난해처럼 법정처리 시한(12월2일) 내 처리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여야 지도부도 공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한·뉴질랜드, 한·베트남 FTA의 조속한 비준동의도 요청했다. 특히 한·중 FTA에 대해 박 대통령은 "비준 지연으로 하루 40억원의 기대수출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며 연내 발효를 할 수 있도록 늦어도 11월 중순까지 비준동의를 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여야는 30일부터 여야정 협의체를 본격 가동,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속도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남북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모든 이산가족 명단의 교환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대화를 제안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미국으로부터의 기술이전 무산으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은 것과 관련, 국정조사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 대해 원 원내대표는 "완전한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 했지만 정국을 바라보는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반면 문 대표는 "박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되는 부분이 없었다"며 "거대한 절벽을 마주친 느낌"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원내대표도 "마치 국민의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섬에 다녀온 느낌"이라며 "(박 대통령이) 냉장고에서 더운 밥을 꺼내려고 한 것 같다. 국민 고통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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