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공포 최고조…"30일 안에 발생 가능성 15%"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5.10.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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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지수' 사상 최고치…30일 안에 '돌발악재' 터질 수 있어

금융시장에서 '블랙스완'(black swan)에 대한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랙스완은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막상 일어나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돌발악재를 뜻한다.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CNBC는 이른바 '블랙스완 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skew index)가 최근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의 급락 가능성에 대비한 옵션 거래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스큐지수는 지난 12일에 148.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들어 30% 급등한 것이다. 12일 하루에만 특별한 이유 없이 10% 올랐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터지기 직전인 2006년,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한 1998년, 에볼라가 창궐한 지난해에도 이렇게 오른 적은 없다.



스큐지수는 13일에 133.81로 떨어졌지만 최근 급격한 변동성을 띠고 있다.

로베르토 프라이드랜더 브린캐피털 주식 트레이딩 부문 책임자는 최신 투자노트에서 스큐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해 투자자들이 30일 안에 블랙스완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예상한 확률은 15%정도라며 "노란 깃발을 올리고 경계하며 깨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옵션 투자자들이 이렇게 불안해 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S&P500지수가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지난 8월에 조정을 겪은 데 따른 공포가 남아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자들을 옥죄고 있다. FRB는 오는 27-28일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소집한다. FRB의 금리인상이 30일 안에 발생할 수 있는 블랙스완 이벤트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러시아가 최근 시리아 공습에 나선 데 따른 지정학적 위기도 투자자들의 걱정거리다.

10월에 역사적인 증시 대폭락 사태가 잦았다는 사실도 경계감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뉴욕증시에서는 1929년 10월24일(검은 목요일)과 29일(검은 화요일), 1987년 10월19일(검은 월요일)에 주가 대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CNBC는 블랙스완이 예상할 수 없는 돌발악재를 뜻하듯 스큐지수의 과거 궤적도 뒤죽박죽이라고 지적했다. 킴블차팅솔루션에 따르면 스큐지수가 급등한 뒤 S&P500지수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를 기록했다. S&P500지수가 오히려 오름세를 나타냈다는 얘기다.

CNBC는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이 30일 안에 브랙스완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에 실제로 돈을 베팅하고 있는 만큼 돌발악재가 일어날 가능성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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