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 들썩..묻지마 투자 주의보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10.1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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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주로 유명한 영풍제지 이달 들어 주가 급등…적자전환 등 부진한 실적은 부담

고배당주 들썩..묻지마 투자 주의보


연말이 다가오면서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고배당을 지속해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나 회사 가치와 무관한 투자 흐름도 엿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증시에 따르면 영풍제지 (1,832원 ▼7 -0.38%)는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3.53% 올랐다. 올해 내내 2000원대를 유지했던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 8일 장중 3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가운데 나타난 영풍제지 주가 상승은 배당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제지는 매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3월에도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했는데, 보통주 한 주당 200원을 현금배당 했다. 시가배당률은 무려 8.97%에 달했다. 2013년 결산배당 때 시가배당률은 10.54%였다.

영풍제지의 이 같은 고배당은 회사의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최대주주인 노미정 부회장이 지분율 54.44%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노 부회장이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100억원 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최대주주 본인의 지분율이 높고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 꾸준히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실적은 배당 투자의 걸림돌이다. 영풍제지 영업이익은 2013년 35억원에서 2014년 8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급기야 1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역시 11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여전히 재무구조는 견실한 편이지만 유동자산과 현금성자산 역시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2013년 말 119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58억원으로 줄었다.

진양화학 (3,485원 ▼75 -2.11%)도 꾸준한 배당으로 시장에 알려진 기업이다. 매년 중간 및 결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한 주당 50원(시가배당률 1.47%)의 중간배당, 한 주당 165원(시가배당률 4%)의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올해 역시 지난 7월 25원(시가배당률 0.56%)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진양화학 최대주주는 진양홀딩스로, 지분율은 65.36%다. 진양화학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24일 연중 저점대비 19.7% 상승했다.

다만 진양화학 역시 실적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진양화학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감소했다. 순이익은 9억원으로 같은 기간 71% 줄었다.


이 외에도 대유에이텍 (1,100원 0.00%), WISCOM (2,465원 ▲35 +1.44%) 등이 지난해 시가배당률 3% 이상의 결산배당을 실시했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전년대비 악화했다. 대유에이텍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했다. WISCOM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73%, 59% 감소했다.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한 기업의 경우 예전과 같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배당 종목의 경우 안정적으로 예금 이자를 웃도는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연말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며 "다만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배당만 믿고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배당 수익 이상의 손실도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앞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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