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랴ZOOM]'노래방' 최고 애창곡은? "TJ와 금영이 다르네"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2015.10.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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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안 물어봤는데", "안 궁금한데"라고 말하는 쿨한 당신. 대신 쿨하지 못한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알아봤습니다. 일상 속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부터 알아두면 유용한 꿀팁까지, "안알랴줌"이란 얄미운 멘트 대신 오지랖을 부리며 들려드립니다. "알랴~줌"

[알랴ZOOM]'노래방' 최고 애창곡은? "TJ와 금영이 다르네"


흥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노래방은 신바람 정서를 풀어내기에 제격인 곳이다. 애창곡 한 가락을 뽑으면서 사람들은 그간 일상에서 쌓인 답답함을 날려버린다. 한국인들은 어떤 노래를 부르면서 답답함을 풀어버릴까.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전국 노래방수는 3만4443개에 달한다.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전국 19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시장규모는 1조5025억원에 이른다.



1991년 부산 대학가에서 처음 생긴 것으로 알려진 노래방은 20여년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덧 우리네 대표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국내 대표 반주기기 업체를 통해 노래방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봤다.

◇최근 10년 한국인 애창곡…TJ미디어 '응급실' vs 금영 '체념'
노래방 반주기기 업체 TJ미디어에 따르면 2005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10년간 TJ노래방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부른 노래는 가수 izi가 부른 '응급실'(쾌걸춘향 OST)이다.



부르기 편한 발라드로 발매 당시부터 인기를 끈 이 노래는 2012년 11월9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시즌4' 13회에서 가수 정준영이 리메이크해 부르면서 더욱 이름을 알렸다.

'응급실'에 이어 가수 임재범이 부른 '너를 위해', 김범수의 대표곡 '보고싶다'가 같은 기간 TJ미디어 애창곡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5년간으로 기간을 좁혀도 '응급실'은 여전히 애창곡 1위로 집계됐다. 다만 가수 이은미의 '애인있어요'가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꺾고 2위에 올랐다.


2010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세종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별 애창곡으로는 △강원·경남·경북·광주·대구·대전·울산·전남·전북·제주·충남·충북 등 12개 시도에서 '응급실'이 1위를, △경기·부산·서울·인천 등 4개 시도에서 '애인있어요'가 1위를 차지했다.

(주)금영이 만든 노래방 반주기기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가수 빅마마가 부른 '체념'이 이용객들에게 가장 많이 애창됐다.

연도별로는 △2004년 내 여자라니까(이승기) △2005년 겁쟁이(버즈) △2006년 남자를 몰라(버즈) △2007~2008년 체념(빅마마) △2009년 애인있어요(이은미) △2010년 못해(포맨) △2011년 너를 위해(임재범) △2012년 강남스타일(싸이) △2013년 먼지가 되어(로이킴·정준영) △2014년 소주 한 잔(임창정)이 애창곡 1위에 선정됐다.

올해는 두 반주기기 노래방에서 모두 2곡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TJ노래방에서는 소찬휘가 부른 'Tears'와 MC THE MAX의 '그 남잔말야'(냄새를 보는 소녀 OST)가, 금영노래방에서는 소찬휘의 'Tears'와 가수 혁오가 부른 '위이위잉'이 박빙이다.

/사진=윤준호 기자/사진=윤준호 기자
◇무작위로 부여되는 반주곡 번호…1곡당 저작권료는?
국내 노래방 반주기기 1대당 탑재된 반주곡 수는 10월 현재 4만5000~4만7000곡이다. TJ미디어와 (주)금영 반주기기가 들어간 전국 노래방에서 하루 평균 반주곡이 연주되는 횟수는 총 8만1000번 정도다. 반주곡은 TJ노래방에서 4만5000여번, 금영노래방에서 3만6000여번 불려진다.

노래방 반주곡은 몇 개의 큰 카테고리 안에서 무작위로 번호를 부여받는다. 예컨대 가요·동요·메들리·팝송·국가별 등에 따라 특정 번호대를 설정하고 이후 반주곡이 만들어지는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는 식이다. 때문에 먼저 발매된 곡이라도 반주곡이 늦게 만들어지면 나중에 발매된 곡보다 반주번호가 뒤로 밀리는 경우도 있다.

현재 국내 노래방 기계에서 반주곡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가수는 나훈아다. 나훈아가 부른 노래는 TJ노래방 반주기기에 188곡, 금영노래방 반주기기에 193곡이 등록돼 있다.

반주곡에 이름을 많이 올렸거나 본인 노래가 많이 불렸다고 해서 가수가 받는 저작권료가 덩달아 늘어나진 않는다. 노래방에서 이용객이 노래를 부를 때 발생하는 저작권료는 가수가 아닌 작사·작곡·편곡을 맡은 저작권자에게만 지급돼서다. 반주업체 관계자는 "노래방 기기에는 반주만 들어가고 해당 가수의 목소리는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노래방 반주기기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저작권료를 받아간 저작권자는 △김이나 작사가 △김도훈 작곡가 △조영수 편곡가 등이다.

10월 현재 김이나 작사가는 아이유의 '좋은날' 등 320곡, 김도훈 작곡가는 정기고·소유의 '썸' 등 556곡, 조영수 편곡가는 523곡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급받고 있다.

현행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르면 노래연습장·유흥·단란주점 등 업소는 저작권협회에 매월 저작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노래연습장은 방 면적에 따라 1개방당 5000~8000원을,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은 영업허가면적에 따라 각각 3만1000~23만7000원, 2만7000~23만원을 월마다 협회에 내야한다.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가 많아진다고 노래방 업자가 저작권협회에 내는 저작물 사용료가 늘어나진 않는 셈이다.

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전국 업소에서 거둬들인 저작물 사용료를 반주기기에서 많이 연주된 곡 순서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지급한다"며 "산술적으로 봤을 때 저작권자들은 오프라인 노래방 반주기기에서 1곡이 불려질 때마다 평균 1280원을 받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조작 가능성이 있어 노래연습장의 경우 하루 8회 미만 1분 이상, 유흥·단란주점은 하루 6회 미만 1분 이상 불려진 곡에 한해서만 저작권료를 지급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들이 벌어 들인 구체적인 저작권료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공개한 협회장 저작권료는 지난달 1267만1042원이다. 이중 노래연습장·유흥·단란주점에서 노래가 연주되면서 거둔 수익은 575만5080원으로 전체 45%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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