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열고~ 가로 닫고"가 아니라 괄호!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5.10.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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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안다리걸기] 7. '괄'

편집자주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2013년 4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방송된 KBS '개그콘서트' 시청률의 제왕 편.2013년 4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방송된 KBS '개그콘서트' 시청률의 제왕 편.


"□□ 열고~ □□ 닫고."

2014년 7월까지 방송된 '개그콘서트-시청률의 제왕' 코너에서 인기를 끌었던 말인데요. □□에 들어갈 기호 ( )를 뜻하는 말을 '가로'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발음이 비슷해서일 텐데요. 맞는 말은 '괄호(정확히는 소괄호)'입니다. 활(弧 호) 모양으로 묶는다 또는 맺는다는 것을 한자(括 괄)를 써서 말한 겁니다.

자주 쓰는 말 중에 '괄'이 들어가는 것들이 좀 있는데요.



몸의 어떤 기관의 출입구를 오므라들게 하여 묶는 근육, 우리는 '괄약근'이라고 합니다. 항문, 요도 등에 필요한 근육이지요.

'일괄'적으로, '포괄'해, '총괄'하는…. 책이나 업무용 글에서 볼 것 같은 이 말들은 비슷비슷한 뜻입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하나(1)'로 묶고, 온통 '포'함해 묶고, '총'합해 묶는다는 거겠죠.



학교에서 국어시간에 배우는 것 중에 '두괄식', '미괄식'이란 말에도 '괄'이 들어가는데요. 글의 중요 내용이, 즉 결론이 머리에 맺어졌냐 꼬리에 맺어졌냐에 따라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학교 졸업 이후엔 한 번도 쓴 일은 없는 말이네요.

"가로 열고~ 가로 닫고"가 아니라 괄호!
"가로 열고~ 가로 닫고"가 아니라 괄호!
그런데 괄호에 대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 이 기호는 화살을 닮았다고 해서 '화살표'로 불리는데요. 화살과 단짝인 활을 닮았다는 '( )' 이 기호는 어려운 한자를 써서 '괄호'가 됐습니다. 쇠막대를 꺾은 듯하다고 해서 '[ ]'를 '꺾쇠표'라고 부르고, 가위 모양이라고 하여 '×'에 '가위표(혹은 엑스표)'라는 이름을 붙인 것과 비교하면 어딘지 불만스럽기도 합니다.


활 모양에 빗댄다면 '둥근활표', 아니면 꺾쇠표를 활용해 '둥근쇠표'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 문제는 숫자에 대한 겁니다 '억'이 만 개 모이면 '조'가 되지요. '조'가 만 개 모이면 '경'이 됩니다. 그러면 '경'이 만 개 모이면?

"가로 열고~ 가로 닫고"가 아니라 괄호!
정답은 '해'입니다. 이 수치는 경제뉴스에서도 듣기 어렵습니다. 해 다음의 숫자 단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 양, 구, 간, 정, 재, 극, 항하사, 아승기, 나유타, 불가사의, 무량수.
100년을 초로 환산하면 31억5576만초(윤초는 계산 제외)이니 저 숫자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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