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칼럼] 고려황칠사업에서 느끼는 심신의 치유

머니투데이 한규황 고려황칠 대표 2015.10.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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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아들이 자사고 진학을 위한 입시를 앞두고 있다. 첫 경쟁의 무대에 선다고 볼 수가 있다. 부모로서 합격을 바라는 것이야 속일 수 없는 마음이지만 합격은 성공이고 불합격은 실패라는 공식에서는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다.

[중기칼럼] 고려황칠사업에서 느끼는 심신의 치유


입시를 준비하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아들을 본다. 어린 줄로만 알았던 그가 장래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은 낯설어 보인다. 중학교 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과 본인의 생각들을 자기소개서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면접을 준비하면서 차분히 점검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다지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성장한 아들의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아들은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잘 배우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세상은 경쟁과 성장이라는 자본주의적 관점으로 우리를 길들여 왔다. 실패라는 두려움은 본래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날려버리게 한다. 우리는 상대방이야 어떻게 되건 승패에만 집착하는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결국 부유함과 성공의 쾌감 혹은 부질없는 명예를 쟁취하고자 공부하고 경쟁하고, 고민하고 결국에는 좌절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은 우리에게 여유와 안락을 약속하지만 세상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소위 부유함, 명예, 성공이라는 말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진 못한다. 재벌회장이나 권력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우리가 부러워 할 수는 있겠지만 행복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삶의 가치와 행복은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 안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놓치지 않을 때, 삶의 열매는 풍성해질 것이다.

나는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일을 대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명과 평화’라는 말을 항상 떠올린다. 어떤 일을 하든지 분쟁보다는 평화를 바라보고 서로가 살 수 있는 길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낮아짐과 희생이라는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것으로 더욱 풍성한 열매가 맺어진다는 사실을 경험해왔으므로 어려움과 분노가 있을지라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자 한다.

황칠나무 사업을 하면서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도 회복되고 치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일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서 상대를 이기기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자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되새기고 있다. 황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역사적 아픔은 치유되어야 하고, 그것을 우리의 자긍심으로 회복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사대주의적 역사관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의 권위를 되찾아 그에 맞는 절제된 삶, 생명과 평화의 길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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