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정교과서 정면 충돌 …정국 뇌관 되나(종합)

머니투데이 구경민, 박경담, 김승미 기자 2015.10.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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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야 대표 전면전 …金 "反 대한민국 사관" VS 文 "친일독재정당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 대표는 이날 "현행 역사교과서들은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국가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15.10.7/사진=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 대표는 이날 "현행 역사교과서들은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국가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15.10.7/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10.7/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10.7/사진=뉴스1
중·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 발표가 내주로 예고된 가운데 여야가 7일 전면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현행 중 ·고교 교과서를 국가관을 부정하는 '반(反) 대한민국 교과서' 로 규정하면서 한목소리로 여론몰이에 나섰다. 그러자 새정치연합은 '친일 독재 미화 시도'라며 즉각 반발하며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해임 문제와 함께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與 "국민통합 교과서 준비해야 = 내년 총선 공천 문제로 계파 갈등을 겪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친박 비박할 것없이 일제히 국정화 교과서 드라이브에 나섰다. 공천권 갈등을 희석 시키는 대신 이념 논쟁으로 지지세력의 결집을 꾀하기 위해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중진연석회의에서 "현행 역사 교과서는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국가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며 "출판사별 일관되게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져 있는데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역사 교과서가 후손들에게 부정의 교과서를 물려주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독재국가를 옆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국론분열을 막고 국민을 통합 시키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한국사 교과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포럼에서도 "미래세대가 긍정적 사고를 갖고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천 갈등' 국면에서 김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인제 최고위원도 김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중고등학교 학생들 마음 속에 올바른 역사관, 국가관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은 하얀 종이 위에 새로운 그림과 그리는 것 같은데 처음에 잘못 그려지면 바로잡기 힘들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 최고위원은 "역사 교과서는 소수의 편향된 집필진 전유물이 돼선 결코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현실은 전유물이 돼 가고 있다"며 "이를테나면 A사의 집필진이 교과서 집필이 끝나면 B사로 옮겨 북한을 우상화 하는 내용을 똑같이 기술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라기 보다는 입시생들의 편의를 위한 교과서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검인정 교과서가 8종이 있으면 학생들도 그렇고 학부모들도 부담된다"며 "교육부가 주관이 되는 단일 통합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野 "친일독재 미화" 강력 투쟁 예고 = 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여당의 국정화 교과서 드라이브가 친일 독재 행적을 덮기 위한 시도라며 총공세를 폈다. 아울러 고영주 이사장의 이념적 편향성을 맹비판했다.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강행한다면 유신 독재의 향수를 느끼는 유신 잠재 세력으로 규정짓고 저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던 정부와 새누리당이 역사 국정 교과서 밀어붙이기에 충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 왜곡을 넘어서 이제는 친일, 독재의 후손들이 친일과 독재를 정당화 하려고한다"고 비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친일 독재를 위해 역사 교과서 왜곡을 시도한다" 며" 권력의 입맛에 따라 친일 독재를 미화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용득 최고위원도 "총선 대선에서 또 캐캐묵은 색깔논쟁을 벌이려고 한다"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아니라 친일교과서 국정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은 긴급 의총을 열고 문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고 이사장을 규탄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당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별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은 의총에서 "친일 미화 교과서가 좌절되자 국정화에 나선다"면서 "당력을 총동원하고 국회를 세우는 한이 있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훈 의원은 "고 이사장은 변형된 정신병자"라고 거칠게 비판하면서 "싸워서 못 이기면 우리 (국회의원) 존재 이유가 없다. 국회 뱃지를 달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교문위 야당간사인 유기홍 의원은 "일제 항공기 헌납을 선동했던 김무성 대표의 부친 문제, 다카키 마사오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들의 가계 문제를 덮기 위해 이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전당적으로 대응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유 의원은 "국정화 교과서가 추진되면 수능시험이 암기 과목이 돼서 오히려 입시에 부담되고 사교육비도 늘어날 것"라며 여당의 논리를 반박했다.

새정치연합은 여당의 국정 교과서 드라이브가 친일 역사화하려는 의도와 함께 당내 갈등의 물타기하는 시도로 보고 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이슈로 물타기를 하려는 아주 사악한 속셈"이라며 "이와 같은 역사문제를 저급한 당략적 차원에서 활용하는 의도조차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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