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이달 말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당초 "특별한 영향이 있겠느냐"며 심드렁하던 은행들도 바짝 긴장하며 고객들의 눈치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과열 경쟁을 우려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할 태세다.
특히 선택의 여지가 없던 직장인 월급 통장은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엑소더스'가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월급통장의 경우, 매달 급여가 입금되기 때문에 실제 주거래 은행과 무관하게 지정된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상당수다. 자동이체 등의 기본적인 금융거래를 제외한 나머지는 아예 타행 계좌에서 분리 이용하는 고객들도 있다.
계좌이동제는 이달 말부터 시작돼 내년 2월부터는 전국 은행지점과 각 은행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우려해 주거래 고객들에게 뒤늦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건만 거래해도 자동이체 수수료 무제한 면제 등의 혜택은 물론 금리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의 '신한 주거래 우대적금'은 거래 실적별 최고 연 1.3%p(포인트) 이율을 더해주고, KEB하나은행의 '행복투게더 프리미엄 주거래 우대론'은 주거래 고객에게 최대 0.4%p 금리를 우대해 준다.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금리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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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제의 활성화를 위해 은행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과도한 '제살깎기'로 치닫는다면 그 부담은 어떤 식으로든 소비자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고객의 금융사 선택권을 보장하고, 은행의 경쟁력 강화하자는 계좌이동제 도입 취지에 맞는 '적절한 온도의'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