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현직 교사가 밝힌 급식실태…"튀김에 새까만 때"

머니투데이 도민선 기자 2015.10.0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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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급식비 4억원 상당의 횡령이 벌어진 충암고의 현직 A 교사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급식 제공 실태를 밝혔다.

A 교사는 "충암학원의 회계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먹을 음식재료 등을 빼돌리고, 쌀과 김치의 가격을 30% 이상 부풀려 횡령했다"고 말했다.



A교사는 "튀김 요리가 나올 땐 새까만 때가 끼어서 나왔고, 매년 교육청에서 나와 위생상태를 점검할 때마다 하위권이었다. 배식 되는 밥과 반찬의 양도 늘 부족해서 마지막쯤에 받는 학생은 밥을 못 먹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급식비 미납사태가 벌어진 것도 급식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교감 선생님은 욕설 사태 이후에 교육부로부터 조치명령이 내려왔지만 어떠한 조치도 이행되지 않았다. 학교는 오히려 내부고발자에 대한 축출과 징계에 대한 논의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A 교사는 "아이들이 불만을 표출할 때마다 학교 측에서는 '급식 운반원들의 급여 때문에 급식의 질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A 교사에 이어 인터뷰에 참여한 김형태 전 서울시 교육의원은 "지난해 5월 충암중과 충암고가 함께 쓰는 급식실에 가봤는데, 위생환경이 좋지 않았고 환기가 잘 안 돼 한증막 같았다"고 회상했다.

또 "조리실에 양념류가 거의 없고, 닭튀김·생선튀김·만두튀김 등 반조리 식품이 폐식용유로 보이는 기름에 튀겨져 매일 나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충암중·고교의 급식 감사를 벌인 결과 급식 운영 전반에 관한 심각한 문제점과 최소 4억1035만원의 횡령 의혹을 적발했다"며 "책임을 물어 관련자 파면을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사결과 충암중·고교는 조리실에서 각 교실로의 급식 배송을 용역업체에 위탁한다는 명목으로 B업체와 4년 간 5억1779만5520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교에서 채용한 조리종사원이 급식 배송을 담당하게 하고, 근무하지 않은 B업체 직원에 대한 배송료와 퇴직적립금, 4대 보험료를 납부한 것처럼 속여 최소 2억5668만원 상당의 배송용역비를 허위로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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