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안정'에 3대 금융지주 회장단 페루 총출동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5.10.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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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지주 회장·우리은행장 모두 IMF·WB 연차총회 참석…작년보다 참석률 부쩍 높아져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부터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국내 금융권 수장들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페루행 비행기에 대거 몸을 싣는다. 지난해 각종 '내환' 탓에 불참했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합류로 올해엔 참여율이 부쩍 높아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7일(현지시각)부터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이번주 출국한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이 이번주 열리는 국정감사 탓에 불참할 뿐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모이게 됐다.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도 종합국감 일정이 아슬아슬하게 빗겨가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자리에 참석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민영화 작업이 아직 본격적으로 착수되지 않은 상황이라 참석할 수 있게 됐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IMF·WB 연차총회는 매년 열리는 양 기관의 합동총회로, 188개국 회원국의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글로벌 금융사들과 국제신용평가사 관계자 등 전세계 주요 금융권 인사들이 총출동하는만큼 네트워크를 쌓고 정보를 얻는데 적격인 자리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지난해 연차총회엔 국내 민간 은행권 관계자 중에선 한동우 회장,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정도만이 참석했다. 지난해 은행권이 각종 사건·사고와 대형 이슈 등으로 유독 부침이 심했던 탓이다.

김정태 회장은 작년 이맘때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해 노사 간 대화 중재에 직접 나서며 총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KB금융은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불거진 이른바 'KB사태'로 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공석이었다.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올해 금융사 CEO들의 '참석률'이 높아진 건 지난해와 다르게 대형 이슈들이 일단락되고 조직이 안정화되는 등 내부적으로 평온을 찾은 은행권의 단면을 보여주는 셈이다.

수년째 이어지던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슈는 지난달 통합 은행 공식 출범으로 매듭지어졌다. 또 KB금융은 작년말 새 CEO 선임으로 흐트러졌던 조직이 한해 동안 안정을 되찾았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아직 진행중인 과제지만, 현재 지분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아부다비 등 중동계 국부펀드 1~2곳과 정부간 실무 협상이 민영화에 속도를 붙일 수 있는 방향으로 조만간 진전될 수 있으리란 관측이다.

한편 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올해 IMF·WB 연차총회의 전반적인 화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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