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블랙프라이데이 첫 주말, "지갑 열렸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5.10.04 15:14
글자크기

국경절 유커까지 겹치면서 '비교적 성공' 평가…백화점 매출 20%대 상승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인 1일 롯데백화점 9층 행사장.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을 맞아 특가에 쇼핑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새통이다.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인 1일 롯데백화점 9층 행사장.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을 맞아 특가에 쇼핑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새통이다.


4일 오후 명동 거리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내국인 대상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국경절(1~7일)을 겨냥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겹쳤기 때문이다. 영어와 중국어로 공동표기된 '세일' 안내문 사이로 두 손 가득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바삐 걸음을 옮겼다.

미국 최대 세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따 지난 1일 시작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가 성공적인 첫 주말을 맞았다. 대부분 이월상품인데다 유통업체 위주의 행사여서 할인율이 낮은 탓에 '속빈 강정', '빛 좋은 개살구' 등 비난을 받았지만 소비 진작효과는 뚜렷했다.



특히 중국 국경절(1~7일)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코리아 그랜드세일까지 겹친 덕에 유통업계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백화점 빅3(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간 매출이 20%대 신장됐다.

롯데백화점은 1~3일간 매출이 전년대비 23.6% 신장했다. 지난해 이 기간 가을 정기세일을 진행해 높은 기저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세일기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1년 12월 송년세일 이후 처음이다.



국경절을 맞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행사 효과는 상당해 롯데백화점 본점 기준 1~2일간 은련카드 매출은 전년대비 76.2% 늘었다. 메르스 여파를 겪은 지난 6~7월에는 전년대비 31% 급감했던 것과 대조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최대 70% 특가상품 판매와 상품권 이벤트 등 사은행사를 동시에 진행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1~3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6% 성장했다.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지면서 아우터, 니트류 등이 잘 팔려 여성의류 매출신장률이 32%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빅3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인 36.7%를 달성했다. 여성패션(54.7%), 남성(39.8%), 주얼리·시계(57.4%), 컨템포러리의류(88.5%), 가전(79.5%) 등 혼수와 패션 장르가 고루 잘 팔렸다.


대형마트들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비교대상인 지난해 같은 기간이 개천절 황금연휴로, 높은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이마트는 1~3일 매출이 전년 대비 2.3% 줄었다. 그러나 목표치 대비로는 110% 초과 달성했다. 전년 동기간이 황금연휴임에도 불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덕분에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전제품(10.2%), 패션(6.9%) 매출이 양호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4.8% 증가했다. 이번 행사 때 '브랜드 의류' 최대 50% 할인 등을 내세웠던 롯데마트는 특히 의류·잡화부문 매출이 뛰어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황금연휴 매출보다도 신장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마트 주력제품이 신선식품이라 할인율이 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초반이긴 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한 내수 부양 효과는 완연했다. 이에 '억지춘향'식 세일행사로 비판을 받아왔던 정부도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그러나 행사기간(1~14일)이 열흘 가량 남은 만큼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큰 관심이 자연스럽게 실 구매로 이어지면서 매출이 좋았다"면서도 "소비자들이 비판했듯 앞으로도 내용없이 홍보만 하는 할인행사가 반복되면 관심이 사라져 하나마나한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