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돈줄 조이니 중국이 어려워진 이유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5.09.27 15:37
글자크기

[눈에 보이는 경제]중국이 어려워진 이유 ①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미국의 QE vs 중국의 단기외채 vs 위안화 환율/ 자료=Thomsom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미국의 QE vs 중국의 단기외채 vs 위안화 환율/ 자료=Thomsom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요즘 '중국'을 빼면 눈길 끄는 경제기사 만들기가 참 어렵습니다. 지난 8월11일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한 뒤로는 더 그렇죠. 잘 나가던 중국 경제가 갑자기 왜 어려워졌을까요? 위 그래프를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미국이 돈을 풀 때에는 중국에서 돈이 흔해지다가, 미국이 돈을 조이면 중국에서도 돈이 귀해집니다. 일종의 '달러화 현상'인 셈이죠.

이런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에 특히 두드러졌어요. 미국이 '양적완화(QE)'라는 큰 칼을 꺼내 듭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마구 사들이니 미국의 시장금리가 떨어집니다. 이자만 받아서는 생활이 안 되죠. 채권을 사들이면서 풀어낸 돈은 넘쳐납니다. 그래서 이자 한 푼이라도 더 주는 해외 금융시장으로 미국의 넘치는 돈이 몰려 나갑니다. 중국이 대표적인 행선지가 됐죠. 어느 누구보다 성장이 빨랐던 곳이니까요.



미국 양적완화에 때를 맞춰서 중국의 외화차입이 늘어납니다. 달러가 흔해졌으니까요. 달러가 많이 들어오니 위안화 가치가 뛰어 오릅니다. 위안화가 너무 빨리 오르려 하니까 중국 당국이 달러를 사들입니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납니다.

그러다가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합니다. 중국으로의 자금유입도, 위안화 가치의 상승세도 모두 멈춰버립니다. 자전거가 굴러가기를 중단하면 넘어집니다. 그래서 미국이 QE3를 줄여나가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중국에서 외채가 대거 빠져나가기 시작(상환)합니다. 위안화는 약세로 돌아섭니다.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질 것 같으니 중국 당국이 달러를 시장에 팝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듭니다. QE가 완전히 종료되고 달러가 더 귀해지자 이 흐름이 빨라집니다. 그래서 결국 중국은 21년여만에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으로 누적적으로 유입됐던 단기외채는 지난 1분기말 현재 절반 가량 상환됐습니다. 평가절하 발표 이후에는 상환(외자유출) 속도가 훨씬 빨라졌을 듯합니다. 즉, 휘발성 강한 단기외채는 이제 거의 다 갚았을 걸로 보입니다. 그만큼 중국에서의 외자이탈 위험도, 위안화에 미치는 하락 압력도 완화됐다고 볼 수 있겠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