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광상품의 공공조달로 내수활성화

머니투데이 김상규 조달청 청장 2015.09.3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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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조달청장./사진제공=조달청김상규 조달청장./사진제공=조달청


최근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 실적이 지난해 동월 대비 14.7%나 감소했다고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출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내수는 무엇으로 키울 것인가? 그 답을 서비스 산업의 발전에서 찾고 있다. 부가가치면에서 우리 서비스업(46%)은 OECD 평균(82%)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해 7개 분야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 하나가 관광산업이다.

리조트를 만들고 케이블카를 만드는 등 관광인프라를 만드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소프트한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달청은 지자체들이 자랑하는 관광지를 상품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전통적인 대규모 수학여행방식이 문제로 지적됐고 소규모 체험학습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첫 시도로 지난 3월 군산시와 '역사문화탐방 상품'을 개발해 나라장터에 올려놓았다. 나라장터는 연간 67조원이 거래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현재 무려 5만여 공공기관과 30만여 조달기업이 이용하고 있어 홍보효과가 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군산시 역사박물관의 경우 나라장터에 홍보된 이후 지난해(20만명)에 비해 2배 이상의 관광객(53만명)을 끌고 있다. 주요 성공요인은 물론 상품이 좋은데 있다.

군산시는 일제 치하에 건립된 건물 등 근대 역사유물이 잘 보존돼 있어 일제 수탈에 대한 역사교육장소로도 유용하다. 둘째 계약상대자가 국가와 지자체 이므로 공신력을 보증할 수 있다.

셋째 가격이 저렴하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박물관과 유적지 등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지자체가 열성적이다. 여행상품 개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때문이다.

군산시의 성공에 고무돼 서천시의 금강하구생태학습, 서산시의 천수만 생태탐방, 태백시의 안전체험 등의 여행상품을 잇달아 나라장터에 올려놓았다.

최근에는 기장군과 생태·문화관광 체험학습 상품을 개발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국가 제1정원 순천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도 상품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행상품개발사업은 지금까지는 순풍에 돛단 듯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나중에 창성하려면 많은 할일이 남아 있다. 계속해서 쇼핑몰의 상품개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상품화의 효과를 우리의 고객인 각 지자체, 학교와 공공기관, 여행객들로 부터 인정을 받아야한다. 보다 섬세하고 편안하며 믿음이 가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한다. 미묘한 차이를 이용해서 다양한 상품을 만들되 스토리텔링과 브랜드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표준화해서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원 스톱 서비스가 되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금은 숙박과 연결되지 않는 1일 체험 학습에 숙박 상품을 결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통망과의 연계도 필요하고 전통주나 전통음식, 전통 공예품과의 조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여행상품이 확대되다보면 모든 지자체의 명승지가 조달청 쇼핑몰에 등재되는 것 아닌가 하는 꿈도 꿔 본다.

물론 모든 일을 조달청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민간 관광회사들의 창의성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꿈이 실현된다면 나라장터 쇼핑몰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자연,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우리나라 관광에 대한 훌륭한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로 고용도 늘려 우리가 기대한 내수도 진작될 것이다.

아직은 여행상품 개발이 초기단계지만 중장기적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일깨우고 서비스산업을 견인하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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