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실, "연초엔 알았을 것" vs "6월말에야 알았다"

머니투데이 정영일 권다희 최우영 구예훈 기자 2015.09.21 17:38
글자크기

[the300][2015국감]與野 "산업銀 관리부실" 한목소리 질타… 언제 알았나 논란, 낙하산 인사 지적도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대표이사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2015.9.21/사진=뉴스1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대표이사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2015.9.21/사진=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전 경영진과 채권은행이 올해 초에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에 대해 알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당시 경영진과 산업은행 측은 6월말에서야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경영진에 대거 포진하며 산업은행의 감독권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9월말 실사결과가 나오면 유상증자와 대출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재무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언제 알았나? 논란… 정성립 대표 "연초 알았을 것"

여야 의원들은 21일 홍기택 회장과 대우조선해양의 전현직 대표이사와 CFO(최고재무책임자),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불러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것을 인지한 시점이 언제인지 따져 물었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에 대한 질의를 통해 "올해 초에는 부실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대규모 손실이 집중된 석유 시추 해양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이미 유가가 급락해 발주처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올 초에는 예상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취임 직후 사업진단을 실시, 잠재돼 있던 대규모 손실을 수면위로 끄집어낸 장본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감사보고서를 통해 2.4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전직 경영진이나 홍기택 회장은 올해 6월말에야 부실의 가능성에 대해 인지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정 사장 취임 직후 해양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업무점검을 실시한 결과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말대로 연초에 부실 가능성에 대해 예측했고 그것을 감췄다면 분식회계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영 의원은 "지난해 이미 유가가 100달러에서 12월 50달러로 반토막이 났다"며 "지난해 3분기부터 이미 알람은 켜지기 시작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급속히 떨어지는 상황이 문제라는 위기의식은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與野 의원 "낙하산 인사가 문제" 비판 한목소리

여야 의원들은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을 산업은행에서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원인에 대해 정치권 배경을 갖는 낙하산 인사들이 대우조선해양에 포진해 전문성이 부족했고 관리감독도 부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낙하산 출신 CFO는 조선업체 같이 복잡한 산업에서는 생산원가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금융권 CFO의 전문성과 조선해양 CFO전문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조선해양에 대한 전문적 CFO를 영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의원은 "경쟁업체에서 2014년부터 비상을 걸고 대손충당금을 쌓고 했는데 산업은행에서 내려보낸 CFO는 전혀 몰랐다"며 "복잡한 프로젝트라 몰랐다는 홍 회장의 해명은 국민들이 듣기에는 걱정스럽다. 우리는 파악할 능력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은 2014년 1월과 4월 이사회 속기록을 공개하며 사장의 연임을 위해 부실을 감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박 의원은 "4월 이사회의 경우 사장 연임이 불가능한 것을 확인을 하고 나서 부실에 대해 언급을 한 것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산업은행 회장 "9월말쯤 실사결과 나올 것…분식확인때 조치"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9월말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홍 회장은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는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2개월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현재 경영관리단을 파견하고 금융회사 협조를 얻어서 재무적 지원 방안을 마련을 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은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 회사인만큼 유상증자와 대출 등을 통해 가능한 모든 재무적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대우조선이 잘 다듬으면 살아날 가능성이 있냐"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LNG선이라든지 다른 특수선에 대해선 세계 1위"라며 "기술력 보유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실물적으로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분식회계로 결론이 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묻는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는 "분식회계 여부는 저희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분식회계 판명이 날 경우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