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온다" 카카오택시 성공 비결은…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5.09.2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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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앱스타 2015]기사-승객 '신뢰' 위해 6개월간 서비스 고도화에 매진

다음카카오 정주환 부사장/사진=이정호 인턴기자다음카카오 정주환 부사장/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지난 6개월 동안 '카카오택시'는 예상을 훨씬 넘어선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마케팅에 쏟은 노력보다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한 개발단의 노력이 더 많았다."

지난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 지난 7월 '대한민국 모바일 어워드 2015' 7월의 우수 모바일 서비스에 선정된 카카오택시는 누적호출 2000만콜을 넘어섰고, 기사 회원수 15만명을 달성했다. 전국 택시 기사수는 약 28만명. 대형택시, 사실상 휴업하는 택시가 차지하는 부분도 있어 사실상 운행하고 있는 일반택시 모두가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택시의 성공은 개발팀을 총괄한 정주환 다음카카오 CBO(비즈니스총괄) 부사장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다.

정 부사장은 "국내에 택시가 너무 많아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카카오택시에 쏟아지는 콜을 보면 오히려 부족한 것이 아닐까 걱정할 정도"라고 말했다.



카카오택시의 최초 콘셉트이자 최대 장점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택시를 '부르면 온다'는 것. "써보면 확실히 좋다"는 입소문으로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불편한 부분이 발견될 때마다 서비스 고도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용자 입맛을 맞춰나갔다.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이용자에게 다가가기 적합한 택시를 빠르게 발견해내고 호출하는 방법이다. 초기에는 택시를 부른 이용자를 중심으로 가까운 택시에 콜을 요청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도심과 지방, 이동방향 등을 고려했을 때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이용자와 20미터밖에 떨어져있는 않은 택시인데도 불구하고 반대차로에 있어 한참을 돌아와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지방의 경우 길이 막히는 도심과 달리 수킬로미터 떨어져있는 택시도 5분 내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음에도 거리 제한 때문에 호출할 택시가 부족한 상황이 생겼다.


카카오택시 팀은 빠른 시간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현재의 카카오택시는 교통상황, 택시의 이동방향, 택시가 이용자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실제 소요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택시를 호출한다.

정 부사장은 "현 카카오택시의 콜 요청에는 사실상 거리제한이 없다"며 "택시를 부르는 순간 주위에 있는 택시 180대의 위치를 순식간에 파악해 최단 시간 소요 택시를 우선적으로 콜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빠르게 고도화한데는 택시기사와 승객간의 불신 문제도 크게 작용했다. 택시 기사의 경우 택시를 불러놓고 취소하는 승객이 많아 피해가 막심하다. 호출한 택시가 빨리 오게 되면 승객이 다른 택시를 탈 가능성도 낮아진다. 서로간 신뢰도 높아지게 된다.

승객에게 몇 대의 택시에 콜을 했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서로간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정 부사장은 "콜을 요청한 택시 숫자를 공개하는 게 오히려 택시에 대한 인상이 나빠질 것이라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투명한 정보가 많을수록 신뢰는 올라가는 법"이라며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다음카카오사진제공=다음카카오
최근 택시를 타면 "내년부터 카카오택시 수수료를 받는다더라"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여전히 "아직 계획 없다"는 입장이다. 수수료에 관해서 정 부사장은 "기존의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니 여기서 수익을 얻겠다라는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에서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다음 달 도입할 '고급택시'의 경우 모범택시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다. 기존에 없던 시장이기에 다음카카오는 이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 수익을 얻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택시 영향력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특정 시간대 택시가 잡히지 않는 등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랜기간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까지 카카오택시에 '해결해달라' 부탁하는 것은 무리일 터. 정 부사장은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최대한 해결해보겠다"는 각오다.

고도화된 카카오택시 시스템이 향후 택시의 '공급'까지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매칭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호출장소를 분석해 현재 택시가 부족한 지역과 과도한 지역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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