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고 후 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공식…과거사례 분석

뉴스1 제공 2015.09.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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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광명성 1호' 기습발사 후 국제사회 비난 및 의심 직면
'광명성 2호' 부터 '사전예고' 후 한 달 안에 발사 패턴…대북 제재 및 핵실험 악순환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지난 2012년 외국 언론에 공개한 장거리 발사체인 은하3호의 모습. (뉴스1 DB) 2015.7.22/뉴스1북한이 지난 2012년 외국 언론에 공개한 장거리 발사체인 은하3호의 모습. (뉴스1 DB) 2015.7.22/뉴스1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년을 앞두고 또 한 번 인공 위성을 실은 장거리 발사체 발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세계는 앞으로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역사는 지난 1998년 8월 장거리 발사체인 은하 1호에 실려 발사된 광명성 1호부터 시작됐다.

북한은 당시 광명성 1호가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주장했으나 미국 등에서는 당시 은하 1호의 발사가 인공위성보다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미사일 탄도를 실은 대포동 발사체의 '성능 시험'에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평가하며 인공위성의 발사 성공에 회의적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북한은 특히 광명성 1호의 발사를 앞두고 어떤 국제기구에도 발사를 예고하지 않고 있다가 발사 나흘 후에야 공식발표를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더 큰 의심을 사기도 했다.

북한은 이후 10여년이 지난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은하 2호에 실어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광명성 2호의 경우 발사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발사를 예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당시 직면해야했던 국제사회의 비난과 의심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됐으며 이같은 패턴은 이후 광명성 3호의 발사때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광명성 2호의 발사 이후 핵과 미사일 등의 탄도를 실어 발사할 수 있는 북한의 장거리 발사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더욱 본격화됐다,

또한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북한의 '평화적 권리' 주장과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의 강도도 높아져 북한은 결국 2009년 5월 제2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는 수순을 밟게된다.

2012년 발사된 광명성 3호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북한이 한 차례 발사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발사를 시도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4개월여만인 2012년 3월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광명성 3호의 발사계획을 언급했다.

당시 북한은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위성"이라며 "운반 로켓인 은하 3호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다음달 12~16일 사이에 발사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사상 처음으로 발사 전과정을 외신기자들에게 공개하겠다며 같은 해 4월6~7일 외신기자들을 평양에 초청하는 등 자신에 찬 행보를 보였다.

북한은 이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을 이틀 앞둔 13일 광명성 3호를 실은 은하 3호를 발사했으나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직후 은하 3호가 추락해 광명성 3호도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외신기자들을 불러 대대적인 공개행사를 진행한 북한 당국도 즉각적으로 발사 실패를 시인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5년 안에 지구관측위성의 다음 과제인 정지위성의 개발에 착수한다"는 등 오히려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같은 해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재차 은하 3호에 실어 발사하게 된다.

북한은 당시에도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실용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10여일만에 인공위성 발사를 감행했다.

특히 당시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종 친필명령'을 내렸다고 과시하며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발사를 직접 지휘했다고 선전하기도 했고 은하 3호의 다음 단계인 '은하 9호'도 발사할 것임을 예고하며 추가적인 인공위성 발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어진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와 별도의 조직으로 '국가우주개발국'을 신설해 새로운 인공위성 및 장거리 발사체 개발을 지속해왔다.

이번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의 인공위성 발사 언급은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그간 지속적으로 개발을 진행해온 새로운 인공위성과 장거리 발사체를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에는 북한이 과거 '김정일 특각'으로 사용됐던 곳 인근에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새로 건설한 사실이 밝혀지며 올해 장거리 발사체 및 인공위성 발사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북한은 대내외적인 선전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노동당 창건 70년 기념일에 최대한 맞춰 새로운 인공위성을 실은 장거리 발사체를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공위성 발사를 위해서는 날씨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함은 물론 당 창건 기념 분위기 마련 차원에서 한 달 전부터 발사 예고를 한 뒤 가장 적합한 시기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전예고를 통해 우리측과 미국 등 관련국의 반응을 미리 떠보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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