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루나', '갤노트5' 다음 잘 팔렸다… 이유 있는 돌풍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5.09.1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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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단독 판매에도 주간 판매량 2위… 세련된 디자인과 가성비로 젊은층 인기몰이 '韓판 샤오미'?

SK텔레콤은 지난 4일 전용단말인 TG앤컴퍼니의 스마트폰 ‘루나’를 공식 출시했다. /사진제공=SKT.SK텔레콤은 지난 4일 전용단말인 TG앤컴퍼니의 스마트폰 ‘루나’를 공식 출시했다. /사진제공=SKT.


"누군가를 미치게 만들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을 모델로 내세운 SK텔레콤 (51,000원 ▼300 -0.58%) 전용 스마트폰 '루나(LUNA)'의 광고 메인 카피다. 지난 4일 출시된 '루나'폰은 광고 카피대로 2030 젊은 층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통신업계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루나는 지난 주(9월7일~9월11일) 국내 휴대폰 기종별 주간 판매 순위에서 ‘삼성 갤럭시 노트5’에 이어 2위 자리를 단숨에 꿰찼다. 일 평균 판매량은 2000대 수준. 특정 이통사의 전용 단말기가 이통 3사 공용 단말기들을 제치고 판매량 2순위까지 차지한 것이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초도물량(통상 3만대 수준)도 곧 조기 매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SK텔레콤 공식 온라인 쇼핑몰 ‘티월드 다이렉트’에서는 준비 물량 부족으로 ‘일시 품절’되는 사례가 3차례나 반복됐다.

◇한국판 샤오미폰?… '세련된 디자인+뛰어난 가성비'



루나폰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탁월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일등공신이다.

출고가가 44만9000원에 불과한 데다 SK텔레콤이 지급하는 지원금만 최대 31만원(10만원대 요금기준). 5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면 고객들이 실제 부담하는 단말기 가격은 월 1만원대다.

그럼에도 디자인과 성능은 프리미엄폰에 필적할 만하다.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금속 일체형 바디를 채택했다. 재질과 색감, 상하 베젤까지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언뜻 ‘아이폰6 플러스’와 닮았다. 여기에 F/1.8 조리개 값을 지원하는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5GHz 쿼드코어 CPU(중앙처리장치), 3GB 램 등 고성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판 ‘샤오미 폰’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루나’ 탄생…중소 제조사 1년 협업 산물

루나는 SK텔레콤이 1년 전부터 중소 제조사인 TG앤컴퍼니스와 기획 단계부터 협업해 만든 전략폰이다. TG앤컴퍼니는 삼보컴퓨터의 창업자 이용태 회장의 차남 이홍선 대표가 2011년 창업한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사다.

기획 단계부터 SK텔레콤의 개발팀·기획·품질관리 인력들이 안산 TG앤컴퍼니 연구소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디자인·UX(사용자환경)·서비스 등 전 부문에 걸쳐 긴밀히 협력했다.

개발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다이얼러 초성 검색을 추가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에 최적화되도록 통화, 문자, 키보드 등을 섬세하게 고쳐 나가길 반복했다. 밤샘 작업도 일일이 셀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플래그십 단말에 사용되는 고급 공법과 소재를 적용한 끝에 만족할 만한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가장 까다로운 작업은 고화질음성통화(VoLTE) 기능 추가. 막 스마트폰 개발에 뛰어든 TG앤컴퍼니 입장에선 가장 어려웠던 개발 분야다. SK텔레콤 개발진은 물론 팍스콘 개발진도 투입됐다.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통화 품질을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라는 게 SK텔레콤의 귀띔이다. 생산을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팍스콘에 맡긴 것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효했다.

팍스콘은 SK의 전략적 파트너인 홍하이 그룹의 자회사다. 최태원 SK 회장이 이달 초 대만을 찾아 홍하이 그룹의 궈타이밍 회장과 통신, 반도체 사업 등 전반적인 사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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