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美 연내 금리인상 시작…‘복합충격’ 유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5.09.1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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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성장경로 7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아, 1.5%금리 경제회복 뒷받침 할만한 수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5.9.11/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5.9.11/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연내 미국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주요기관과 경제 석학들이 세계경기 둔화를 우려해 연내 인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나 미 연준의 스탠스를 감안하면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대외건전성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돼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 우려는 없다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 이외 중국 경기둔화, 자원수출국 경기침체 등 ‘복합충격’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국내 경제흐름과 관련해선 7월 전망한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현재 1.5%인 금리수준에 대해 “경기수준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조선업종 비롯한 부실기업 우려 커지고 있는데 한은 차원의 대책은.
▶글로벌 경기둔화, 경쟁심화로 일부 업종 업황이 악화되고 부실위험 증대됐다. 최근 정부방침으로 자구노력을 통해 수익성 개선되고 있지만 일부 기업 부실문제는 해결과제로 생각한다. 부실기업 퇴출, 새로운 기업의 시장진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져 시스템 위험으로 전이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중심의 상시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추진돼야 한다. 일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업황이 장기간 부진한 중소 한계기업의 구조조정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외국자본 유출속도 빨라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3개월간 10조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감소했다. 다만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대외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제 포트폴리오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 감소 규모나 속도 등은 2013년 테이퍼 텐트럼과 비교해보니 당시보다 다소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외환보유액도 상당 규모에 이르고 있고, 은행 부분의 외환건정성이 선진국의 자금과 비교해볼때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 됐다고 생각한다.

-IMF, WB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세계경기 둔화를 우려하면서 미국 금리인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 금리인상시 우리경제 영향과 대응책은
▶인상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졌지만 미국 경제상황과 미 연준 당국자 언급을 비춰볼 때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달러화 강세, 이에 따른 신흥국 대외 자금유출. 신흥시장국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른 실물경기 제약 등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미리 선반영됐다는 점, 금리를 올리더라도 예전과 달리 점진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 우리나라 기초 대외경제 여건이 양호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다른 신흥국과 달리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중국 경기둔화 심화, 원자재수출국 경제위기 등 다른 리스크와 맞물려 일어나면 우리나라의 충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해서 대응준비를 마련하고 있다.

-경기흐름이 7월 경제전망대로 가고 있는지, 다음달 성장률 물가 하향 조정 가능성은?
▶국내 경제는 긍정적 신호와 부정적 신호가 같이 나타나 있다. 수출부진이 우리경제 회복세 지속에 가장 큰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수출은 좀 부진하지만 최근 소비와 투자는 내수는 개선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분기를 미리 말씀드리기 이르나 7~8월 지표 흐름을 볼 때 7월 전망했던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다.

-올해 정부 예산지출 증가율이 확장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경기회복 위한 정부 재정역할 고심한 결과로 해석한다. 규모자체에 대해 언급하기보다 한정된 예산범위 내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이고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예산이 많이 반영되는 쪽으로 지원체계를 개선하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본다.

-위안화 추가절하 가능성에 대한 입장은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이 소위 뉴노멀에 맞춰 구조조정 강화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기회복세 중점 두는 것으로 이해한다. 만약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에는 중국 당국이 여러가지 필요한 조치 취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다른나라의 환율 통화정책에 대한 구체적 조치는 언급하기 곤란하다.

-우리나라 금리수준이 경기회복 뒷받침 할만한 수준인가
▶현재 금리수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으로 본다. 여러번 언급했다. 실물경제는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 은행 대출금리가 영향이 더 크다. 장기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는 제로금리인 미국과 같거나 더 낮은 수준이다. 10년 만기 채권수익률 양국이 비슷하고 은행 모기지론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현 금리수준 하에서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M2(시중 통화량) 증가율도 9%대로 예년보다 높다. 지금 금리수준은 경기회복 뒷받침하는 완화적 수준이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2.8% 성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해외 투자은행 중심으로 계속 나오는데, 성장경로 문제 없나. 성장 하방경로 생기면 통화정책 대응하나.
▶앞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도 2.8% 성장률은 목표치가 아닌 전망치라고 분명히 말했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 이탈할지 등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앞으로 통화정책을 어떻게 할지는 그때 상황에 맞춰서 판단하겠다.

-금리가 낮아 통화량이 증가했으나 자금흐름이 부동산 쪽에만 몰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4대 구조개혁에 있어서 한은 통화정책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정부가 주택금융 모기지론 관련 규제 완화로 저금리와 맞물려 부동산 쪽으로 자금이 많이 공급되는 것이 사실이다. 제조업 등 좀 더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흐름 이어지기 위해선 통화정책 이외 미시대책이 필요. 한은도 금융중개지원대출 확충하면서 설비투자 및 내수업종 지원규모 확대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자금흐름 개선은 다른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4대 구조개혁 관련 통화정책 역할론은 몇 달 전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이슈가 된 내용인데 당시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구조조정 원만한 진행에 도움이 된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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