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톡톡]미운오리 동양, M&A시장서 다시 뜨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5.09.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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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기사와 사진은 관계 없음) /사진=뉴스1동양그룹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기사와 사진은 관계 없음) /사진=뉴스1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동양 (925원 ▼2 -0.22%)이 M&A(인수·합병)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불과 몇달 전 동양시멘트 (2,940원 ▲15 +0.51%)와 통매각 이야기가 나올 때만 해도 시장의 외면을 받았지만 상황이 바뀐 것입니다.

㈜동양이 다시 주목받는 데는 동양시멘트 보유지분 54.96%를 매각의 영향이 컸습니다. 삼표와 7900억원에 동양시멘트 지분 54.96%을 넘기는 본계약을 체결한 ㈜동양은 인수대금을 다 받는 즉시 법정관리 졸업 요건을 갖추게 됩니다.



7900억원은 ㈜동양이 채권자들에게 남은 빚 2900억원을 다 갚고도 약 5000억원이 남는 금액입니다. 삼표가 동양시멘트 시간의 2배가 되는 금액으로 베팅하면서 엄청난 현금이 ㈜동양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부채가 쌓여있는 기업에서 단숨에 5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견실한 회사로 탈바꿈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동양이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면 최대주주가 5000억원의 현금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흥미로운 건 현재 ㈜동양의 뚜렷한 최대주주가 없다는 겁니다. ㈜동양은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대주주 감자와 채권자 출자 전환으로 지분이 1~3%씩 분산 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유진기업이 ㈜동양의 주식 5.67%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유진기업은 5일 하루만 전일 대비 6.75%(335원) 오른 53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유진기업은 단순투자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동양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한 포석을 깔아둔 것이란 말이 나옵니다.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유진기업이 ㈜동양이 보유한 레미콘공장을 인수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의 충청권과 춘천에 있는 알짜배기 공장은 이미 삼표와 유진기업이 나눠 가졌지만 아직 경상도 강원도에도 공장이 남아있다"며 "유진기업이 경상도와 강원도에 공장이 없는 만큼 이 부분을 인수했을 때 시장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동양의 새 주인이 결정되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법원이 ㈜동양의 회생을 종결하기 전 공개매각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 것이고 하나는 회사가 회생을 종결한 이후 지분이 높은 기업이 최대주주로 올라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두 경우 모두 업체들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서는 5% 공시는 나오지 않았지만 ㈜동양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지분을 계열사로 나눠 매입하고 있다는 얘기도 떠돕니다. 그만큼 ㈜동양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많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동양의 새 주인을 누가 차지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 동양시멘트만큼이나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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