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 "난민을 환영합니다"…난민 직접 수용 나서

머니투데이 구예훈 기자 2015.09.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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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철도에 앉아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난민들의 모습/사진제공=AFPBBNews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철도에 앉아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난민들의 모습/사진제공=AFPBBNews


유럽 각국의 정상들이 난민 수용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유럽인들이 직접 난민들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겠다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CNN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와 독일 등 유럽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집에 난민들이 머물 수 있게 하겠다고 홍보하는 한편 각국 정부가 난민들을 위한 보호구역을 제공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작가이자 교수인 브린디스 보르빈스토티르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정부가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당국은 50명의 난민만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보르빈스토티르는 최근 자신의 친구가 페이스북을 통해 시리아 난민 5명을 자신의 집에 초대한 것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난민들에게 묵을 곳과 음식, 옷가지 등을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난민들 또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인적자원이다. 난민들은 미래 우리의 배우자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밴드의 드러머, 요리사, 소방관 등이 될 수 있다. 누구라도 '당신의 삶이 나의 삶보다 가치 있지 않다'고 말할 자격은 없다"고 게재했다. 그가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 1만2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독일에서는 자신의 집을 난민과 공유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사이트 '난민들을 환영합니다'가 수개월째 운영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이민 센터 등에서 다 수용할 수 없는 수십 명의 난민들이 독일에 정착했다.

독일에 먼저 정착한 시리아 난민 출신 모니스 부카리는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시리아인들이 베를린에 안전하게 도착해 새 삶을 시작하도록 돕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5세 미만의 젊은이들로 구성돼 있다.

유럽 국경청에 따르면 올해에만 수십만 명의 이민자들이 유럽 국경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지난 6월에만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유럽에 건너온 난민이 10만75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밀입국하는 난민들의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 냉동트럭에서 시리아 난민 시신 71구가 발견돼 전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터키 보드럼지역 모래사장에서는 3살짜리 난민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독일·이탈리아 외무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EU 국가들이 망명 수용 기준을 개선하고 보다 공평하게 난민을 나눠 수용하는 방법을 마련할 것을 촉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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