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가라'..손흥민이 도전을 대하는 자세

스타뉴스 전상준 기자 2015.09.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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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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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



"단계별로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지난 시즌까지 독일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23)이 지난달 28일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꿈에 그리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밟게 됐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이적료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액인 2200만 파운드(약 396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이적료가 높은 만큼 즉시 주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보면, 주어진 기회에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주전 자리를 위협받을 수도 있는 셈이다. 심리적으로 다급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손흥민은 침착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대표팀 오픈트레이닝에 참가한 손흥민은 훈련 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리그에 입성했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기분은 좋다"면서도 "축구 선수는 단계별로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큰 욕심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성공을 꿈꾸는 이적생에게 필요한 자세 중 하나다. 스타플레이어들이 높은 이적료를 받고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부진 끝, 결별하는 경우는 많았다. 도르트문트에서 맹활약한 뒤 맨유로 이적했던 일본의 카가와 신지(현 도르트문트)가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자세다.

손흥민은 "새 리그, 또 새로운 문화다. 많은 걸 보고 배워야 한다. 서둘러서 생각하면 안 된다"며 "나 하나 들어간다고 해서 팀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다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할 뿐이다. 경기장에서는 물론 훈련장에서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일단 목표는 팀의 승리다"며 도전자의 입장에서, 배우는 자세로 EPL에서의 첫 시즌을 보내겠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올 시즌 토트넘에서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일단 떨어진 경기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손흥민은 올 시즌 레버쿠젠에서 리그 1경기 출장에 그쳤다.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출장했지만 45분 만을 소화한 뒤 교체 아웃됐다. 이 2경기에서 손흥민은 부진했고 혹평을 받았다.

손흥민으로서는 9월 3일 열리는 라오스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2차전이 기회다. A매치 득점을 통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몸 상태도 괜찮다고 한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않아 체력적으로 좋다. 이번 A매치 출전이 경기감각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로 3일 라오스전이 마친 뒤 영국으로 출국, 일찌감치 토트넘 훈련에 합류한다. 손흥민은 13일 선더랜드전을 통해 EPL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손흥민도 "구단에서 선더랜드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있다"며 출전을 예고했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의 공격수 에릭 라멜라의 잔류가 확실시되며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이외에도 나세르 샤들리, 무사 뎀벨레 등과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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