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는 김재춘 차관이 31일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를 기자에게 물으면서 그 동안 쌓였던 황 장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황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의식해 전국적으로 대학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정책의 발표를 김 차관에게 고의로 떠넘겼다는 문제제기였다.
그러면서 "대학 입학정원을 강제로 줄이지 않겠다", "대학 개혁은 대학이 스스로 해 달라" 등 쓴소리는 가급적 피하고 에둘러 말하거나 회피하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화법을 이어왔다.
황 장관은 누리과정 등 다른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정치인 특유의 어중간한 태도를 견지해 오죽하면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 와중에 지난달엔 국회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아닌 '국회의원 황우여'가 주최한 일종의 지역 숙원사업인 '인천·수원발(發) KTX 조기착공의 당위성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열려 눈총을 사기도 했다.
교육부 내부에선 황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를 진즉 기정사실화 한 분위기다. 일각에선 "교육부 직원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언제 떠나고 누가 오느냐를 점쳐보는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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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장관은 취임 1년을 맞아 부쩍 늘어난 출마설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손에 피를 묻히거나, 욕을 먹는 일은 가급적 피하면서 웃으며 사진 찍기 좋은 행사장에는 빠짐없이 나타난다.
퍼주기만 좋아하는 장관에게 책임 있고 강단 있는 정책 결정을 기대해야 하는 건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