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장률 3분기 만에 '마이너스'…추가 부양 여부 촉각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5.08.17 13:37
글자크기

(종합)日, 2Q 성장률 연율 -1.6%…개인소비·수출 부진 탓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


일본 경제가 3분기 만에 다시 위축세로 돌아서면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 부담이 커졌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올해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전 분기 대비 0.4% 감소(예비치)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0.5%)는 상회했지만 일본의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율 기준 성장률은 -1.6%로 역시 전망치(-1.8%)를 웃돌았지만 3분기 만에 마이너스가 됐다.

일본의 성장률이 지난 1분기에 연율 기준 4.5%에서 급격히 위축된 것은 무엇보다 개인소비와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GDP 주요 항목 가운데 민간소비는 0.8% 감소해 전망치(-0.4%)를 밑돌았다. 민간기업 설비투자도 0.1% 감소해 예상치(0.0%)를 하회했다. 수출은 4.4% 줄었고, 수입도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한 경제 지표에 시장에선 BOJ의 추가 부양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투자자문회사 이코그노시스어드바이저리의 앤드루 페리스 CEO(최고경영자)는 "수출도 소비도 감소했다"면서 "지표가 특별히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 정부가 양적완화를 시작한지 2년이 다 돼 가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조만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면서도 "물가 하방압력이 커지지 않는 한 몇 달간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BOJ가 곧바로 추가 부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신시케 요시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BOJ가 GDP 지표 때문에 갑자기 정책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3분기 성장률마저 약하면 BOJ가 추가 양적완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지표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 에 대한 수출이 부진해 GDP가 감소했다며 앞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추가 부양책은 고려하고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BOJ의 추가 양적완화보다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를 설계하는 데 참여한 혼다 에쓰로 내각 관방참여(자문역)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회견에서 일본의 2분기 성장률이 부진할 경우 아베 총리가 3조엔(약 28조3500억원) 이상의 재정부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가 상승세를 띠고 있는 만큼 BOJ가 당분간 기존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정책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