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젊은 온라인 고객 유치에 실패한 이유

머니투데이 손윤경 이코노미스트 2015.08.27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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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컨텐츠 유료화]<1>모바일 앱 'NYT Now'의 무료 전환이 주는 의미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온라인에서 콘텐츠가 유료화 되기 위해서는 무료 콘텐츠가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된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 즉 유료 콘텐츠는 해당 콘텐츠를 이용했을 때 만족감 등에 있어서 명확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무료의 대체재가 있거나 소비 자체가 효용에 큰 차이를 주지 못하는 경우엔 유료화가 어렵다.

그런데 뉴스는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 트래픽을 노린 무료 콘텐츠가 너무나 많다. 따라서 유료화가 가능할 만한 정말 차별화된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공급이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온라인 무료 뉴스들로 인해 워싱턴포스트(WP), 보스톤글로브(BG)와 같이 오프라인에서 명성을 떨쳤던 지역기반 신문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한 독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가 많다.

결국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보스톤글로브는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 존 헨리에게 각각 매각되고 말았다. 매각 가격은 워싱턴포스트가 2억5000만 달러, 보스톤 글로브가 7000만 달러였다. 1993년 뉴욕타임스(NYT)가 보스톤글로브를 매입하며 지불했던 가격이 11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 가치의 하락이 얼마나 큰지 가늠해볼 수 있다.



명실상부한 전국지인 뉴욕타임스조차 온라인 유료화에 애를 먹고 있다. 2005년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했다 2007년 무료로 전환했던 경험이 있는 뉴욕타임스는 2011년 다시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유료화 이후 4년만인 지난 7월말 온라인 유료 고객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유료 온라인 고객수만 보면 성공적인 유료화로 보인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온라인 유료고객의 월평균 구독료는 16달러 수준으로 오프라인 50달러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뉴욕타임스는 오프라인 구독료를 매년 평균 5% 수준에서 인상해 오면서 온라인 구독료는 다양한 형태로 인하하고 있다. 즉 오프라인 구독자의 높은 로열티와 온라인 구독자의 가격저항이 서로 상반되게 존재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가 젊은 구독자 확대를 위해 2014년 런칭했던 모바일 앱 ‘NYT Now’의 저조한 성과는 온라인 이용자인 젊은층에게 뉴욕타임스의 콘텐츠가 제공하는 효용이 현저히 낮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NYT Now는 런칭한 이후 1년 동안 2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불과했다. 이는 런칭 당시 뉴욕타임스의 목표치 20만 명의 10%에 불과한 수치다.


결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 NYT Now를 무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과의 콘텐츠 공급 계약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혔다. 직접적인 콘텐츠 유료화보다는 최대한 뉴스 노출을 많이 해서 광고매체로의 영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뉴욕타임스가 온라인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에 대한 높은 대중의 관심과 온라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적극적인 행태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뉴스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과 집중도는 이들의 트래픽을 타겟으로 한 무료 콘텐츠의 생산을 많이 유도한다. 즉 온라인에는 대중의 눈을 사로 잡아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경쟁자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콘텐츠를 무료로 노출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무료 콘텐츠를 통해서도 충분히 관심있는 뉴스를 접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뉴스를 돈을 주고 보려 하지 않는다.

또한 온라인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뉴스 소비 행태도 뉴스의 유료화를 어렵게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심도있는 분석기사를 읽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지만, 온라인 이용자들은 분석기사를 읽는 것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 분석하고 의사를 표현한다. 이들에게 뉴스는 그야말로 ‘새로운 소식’에 불과하고 저널리즘으로 표현되는 심도 있는 분석 기사는 온라인상의 ‘여러 시각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는 온라인 이용자가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읽는 것과 읽지 않는 것의 차이를 느끼지 못함을 의미한다. 특히 자기 의사표현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들 사이에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이 뉴욕타임스의 기사에 대가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뉴욕타임스는 콘텐츠의 품질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대가를 지불하고 보고자 하는 독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무료 콘텐츠들의 품질 또한 개선되면서 뉴욕타임스가 생각했던 품질의 차별화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는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직접 과금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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