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인터넷은행 손뗀다(상보)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5.08.16 19:17
글자크기

자산배분, 연금자산 등 금융투자업 집중키로

미래에셋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금융투자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16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던 금융회사와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자 등에 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을 철회한다고 지난 13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추진하는 대신 자산배분, 연금자산, 모바일 자산관리 등 금융투자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기존 사업에 역량을 쏟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설 운영하며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또 컨소시엄 파트너를 찾기 위해 SK텔레콤 등 ICT기업과 국내외 은행 등 여러 기업과 접촉해왔다.



하지만 약 두 달에 걸친 사업성 검토 끝에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강점을 갖고 있는 금융투자업과 새롭게 뛰어들려 하는 은행업 사이에 본질적인 성격 차이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은행으로서 강점을 살려 전문적인 투자 능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얻더라도 기존 주력 사업인 금융투자업과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TF에서 미국 등 해외 인터넷은행들을 분석한 결과 실패 사례가 많았다는 점도 사업을 접게 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초기에 상당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돼 미래에셋그룹에 미칠 부담감도 고려했다. 사업 초반에 막대한 규모의 예금을 유치하고 이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이 과정이 녹록치 않을 뿐더러 모기업에 미치는 부담도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포기하는 대신 금융투자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부동산 등 국내외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주력하고 퇴직연금 상품을 중심으로 한 연금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 받고 올해 안에 1~2곳에 예비인가를 내 줄 예정이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로 알려진 다음카카오는 한국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과 손잡고 ‘카카오뱅크(가칭)’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터파크와 KT, SK플래닛 등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