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온라인 성공 이유…차별화된 '경제 콘텐츠'

머니투데이 손윤경 이코노미스트 2015.08.2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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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콘텐츠 유료화]<2>차별화된 경제관련 콘텐츠는 유료화 가능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는 대부분의 신문들이 시도했다. 그럼에도 콘텐츠의 유료화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매체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정도에 불과하다.

좀 더 전문성이 강한 파이낸셜타임스와 대중적인 월스트리트저널의 구체적인 콘텐츠 유료화 전략과 이에 따른 수익모델의 운영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두 매체 모두 모바일 구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스는 온라인 고객이 주도하는 유료 구독자수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높다. 2015년 반기말 파이낸셜타임스의 유료 구독자 73.7만 명은 2014년 반기말 대비 8% 증가한 것이고 이중 70%는 온라인 유료 구독자다. 2013년과 2014년엔 유료 구독자수가 8%와 10%씩 증가했다.

2001년부터 콘텐츠 유료화를 진행했던 파이낸셜타임스는 2007년 종량제 형태의 유료화 모델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수익모델을 광고에서 콘텐츠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2010년 아이패드용 앱을 출시하면서 온라인 유료 구독자수는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2012년 처음으로 온라인 구독자수가 오프라인 구독자수를 넘어서며 전체 유료 구독자수가 증가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파이낸셜타임스가 콘텐츠 매출로 수익모델을 전환하는 동안에도 오프라인 광고 매출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는 온라인 콘텐츠 매출을 창출했다는 점이다.

2013년말 기준으로 파이낸셜타임스 트래픽의 45%가 모바일 채널을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신규 온라인 유료 고객의 25%가 모바일 채널을 통해 가입하고 있다. 모바일 이용자수가 증가하면서 파이낸셜타임스의 온라인 유료 고객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모바일 환경이 뉴스 콘텐츠 유료화에 PC 환경보다 용이했음을 말해준다.

PC 환경의 넓은 화면과 달리 모바일 환경은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제한돼 있다. 하나의 사이트 내에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PC 환경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모바일 환경에서는 소비하려는 콘텐츠에 따라 적절한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필요한 앱을 실행하는 이용자가 많고, 이런 이용자들은 해당 사이트나 앱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 결국 이들에게 과금하는 것은 PC 환경에서 이용자에게 과금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다.


그럼에도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언론사는 파이낸셜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에 불과하다. 이는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고 보고자 하는 뉴스 콘텐츠는 경제 관련으로 제한돼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관련 콘텐츠만이 개인의 효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차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도 2011년부터 다시 콘텐츠를 유료화하였으나 온라인 유료 구독자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콘텐츠에 대해 독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이 오프라인 신문의 구독료와 광고매출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이는 유료 고객 당 매출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이가 크지 않은 파이낸셜타임스와는 상반되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온라인 유료화 성공은 돈을 내고서라도 보고자 하는 콘텐츠가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독자들은 정치·사회적인 이슈보다는 경제 관련 콘텐츠에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과거 큰 명성을 누렸던 신문들 가운데 온라인에서도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는 경우는 경제지이거나 혹은 대형 미디어 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 반면 정치·사회적 이슈를 심도 있게 보도하며 명성을 누렸던 일반 신문들은 온라인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유료화 관점에서 보면 경제지와 종합지의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그 이유는 경제분야가 독자들의 관심이 높으면서도 전문적인 분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궁극적인 관심인 ‘삶의 질’이 ‘경제력’에 기초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경제에 대해 개인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경제적 이슈를 해석하는 건 개인의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다. 개인 혼자서 복잡한 경제 현상을 정확히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경제적 사안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을 담고 있는 경제지를 구매하려는 수요는 자연스럽게 존재하게 된다.

해외의 사례는 국내 신문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는 종합지는 물론, 경제지의 콘텐츠 유료화도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 여전히 구독자가 무료 콘텐츠에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화에 성공한 해외의 경제지 사례를 볼 때, 경제 관련 콘텐츠의 유료화는 시도해 볼만하다. 다만 대가를 지불할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지에 대한 확신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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