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오디오명가 '인켈의 변신', 천안공장 350억에 매각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5.08.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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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디오 생산기지 팔고, 신 사업에 주력…'모바일 시대' 살아남기 위해 TV·가전 등 틈새시장 공략

인켈의 50형 UHD TV 모델 광고/사진=인켈 홈페이지 화면 캠쳐인켈의 50형 UHD TV 모델 광고/사진=인켈 홈페이지 화면 캠쳐


40년 전통의 오디오 전문기업 인켈이 전통적 오디오 생산기지였던 천안공장을 매각한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켈은 천안 두정동 공장 부지와 건물 일체를 350억원에 인천 건설업체 원정건설에 매각키로 하고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이 공장은 오디오 제품을 만들었으나 생산라인을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면서 2007년 말 이후 가동을 멈추고 세를 놓고 있었다.



공장매각으로 일단 투자여력 확충이 기대된다. 인켈은 오디오 시장 위축으로 고전을 겪어왔다. 실적도 점점 쪼그라들어 매출액이 2012년 2648억원, 2013년 2229억원에 이어 지난해 1814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억원, 73억원으로 각각 감소한 뒤 작년에는 13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인켈 관계자는 “환율 변동으로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오디오 시장 자체가 침체에 빠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모바일과 디지털’이라는 시대 흐름이 일상을 지배하면서 기존 국내 오디오 시장은 지속적으로 위축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돼 오디오가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고 말했다.

인켈은 주력사업을 오디오에서 TV·가전과 산업용 디스플레이 등 신 사업으로 수년 내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오디오를 중국 둥관과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거점인 인천 부평공장에서는 모니터와 LG유플러스에 납품하는 와이파이 전화기를 만든다.

TV 모델도 내놨다. 40~50형 풀HD(1920*1080 해상도)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비롯해 UHD(초고선명, 3840*2160 해상도)급 50형 모델까지 선보였다. 삼성과 LG전자 중심의 고가 모델 시장에 틈새를 파고들어 실용모델로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켈이라는 오디오 브랜드를 앞세워 화질뿐만 아니라 음질도 뛰어남을 강조한다.


나아가 냉장고와 세탁기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 역시 꼭 필요한 기능 위주의 실용모델로서 냉장고는 138리터, 통돌이 세탁기는 6kg 모델을 출시했다.

한편 인켈은 1978년 설립됐으며 한때 국내 오디오 시장의 1/3 이상을 장악하며 국내 대표 오디오 업체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등을 겪으며 경영난에 빠졌고 해태그룹으로 편입됐다가 해태그룹의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75.6%를 보유한 풍안방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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