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호시절 끝"…화학·정유株 동반 급락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5.08.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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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주가 급락하며 코스피를 흔들고 있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에 따라 2분기 실적이 피크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오전 10시4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74포인트(0.92%) 하락한 2011.42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유/화학주들이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를 흔드는 모습이다.

현재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지수는 전일 대비 49.22포인트(4.70%) 급락하며 998.90을 기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대한유화 (142,500원 ▲4,800 +3.49%)가 8.06%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롯데케미칼 (108,400원 ▲1,700 +1.59%) 7.87%, S-Oil (70,300원 ▲200 +0.29%) 5.58%, SK이노베이션 (109,600원 ▲600 +0.55%) 5.23%, GS (43,150원 ▼850 -1.93%) 4.96%, LG화학 (403,500원 ▼1,500 -0.37%) 4.80% 각각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지수의 급락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까지는 유가 상승효과로 정유화학 기업에서 대규모 이익을 발생했는데 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띄며 하반기 이익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높은 실적 뒤에 재고평가손실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만큼 일회성 이익 소멸 및 재고평가 손실, 정제 마진 하락까지 감안할 경우 정유사들의 실적 전망은 더욱 흐려진다.

미국 에너지기업들이 2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하며 이 같은 우려감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유사인 엑손모빌은 지난 2분기 순이익이 41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급감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33% 감소한 741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쉐브론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3%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지연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기도 했다. 엑손모빌과 쉐브론이 실적을 발표한 날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4.71포인트(0.22%) 하락한 2103.92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55.52포인트(0.31%) 떨어진 1만7690.46으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 역시 에너지 관련 주 동반 약세에 하락 중이다. 오전 11시6분 현재 닛케이225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29.03포인트(0.63%) 하락한 20456.21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에 따라 정유/화학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의 급락세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석유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들인 만큼 유가 민감도가 국내 정유사들 대비 높기 때문이다. 특히 화학주의 경우 정유주에 비해 유가 민감도가 낮은 만큼 각각 업종을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학업종은 유가 레벨보다는 제품가격과 원재료의 스프레드가 중요해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며 "정유기업들도 당장 유가 급락 때문에 우려감이 존재하는 건 맞지만 여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종은 정유/화학으로 3,4분기에 이들 업종에서 실적 쇼크가 나올거라고 보는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학업종의 경우 유가급락에도 하반기 실적이 서프라이즈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글로벌/역내 에틸렌 체인 수급이 타이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고 축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8월 중순 이후 에틸렌 체인의 가격/마진 강세가 상반기처럼 재차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윤재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유의 경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의 변동성 확대로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화학은 에틸렌 체인의 가격/마진 강세가 3분기 실적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며 주가 또한 재차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어 단기적인 흔들림은 투자 기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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