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증시, 한달여 만에 재개장…폭락 예고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5.08.0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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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폐쇄 끝에 3일 재개장…자본확충 불확실성 은행주 주도 폭락할 듯

그리스 정부의 자본통제로 지난 5주간 폐쇄됐던 그리스 증시가 3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다. 그리스에 대한 860억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이 시작되고 그리스 증시의 거래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그리스 관련 ETF(상장지수펀드)가 최근 상승세를 띠었지만 그리스 증시가 다시 열리면 급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그리스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그렉'(Grek)의 움직임을 근거로 그리스 아테네 증시가 3일 재개장과 동시에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렉이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1.6% 상승하긴 했지만 아테네 증시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6일에 비하면 여전히 20% 가까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아테네 증시의 한 애널리스트는 "(아테네 증시에 3일은) 힘겨운 날이 될 것"이라며 "자본확충 시기와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은행주가 20% 넘게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그리스와 구제금융 주체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구제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이번주 협상 화두는 은행 자본확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금이탈과 부실채권 급증세로 그리스 4대 은행이 100억-250억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조기 퇴직에 따른 연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연금개혁과 국영자산 민영화, 기존 구제금융 합의에 반하는 입법 철회 등도 이번주에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서 주요 안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리스 증시에서 재개장 초반에 투매가 나타나도 주가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리스 증권사 판텔라키스의 게오르게 아타나사키스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매수자가 들어올 수 있다"며 특히 수출기업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그리스 재무부는 지난 주말 그리스인들이 은행예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현지인들은 은행의 대여금고나 집에 보관하고 있는 현금으로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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