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룹들은 경영승계 이슈와 맞물려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할 수 있고 후계자의 주요 계열사 보유지분이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의 구조개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원샷법이나 중간금융지주법 등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개편 과정에서 합병을 결정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과 제일모직 (146,000원 ▼100 -0.07%)도 경영승계주로 주목받는다. 시장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그룹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 발표 후 주가가 요동쳤다.
앞으로 정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226,000원 0.00%)에 대한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이 한 주도 없다.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방법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현금을 확보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는 방안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이 상장할 때 구주 매출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을 확보했고 지난 2월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블록딜'(대량매매)을 통해 약 7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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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183,300원 ▼1,100 -0.60%)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주요 계열사에 대한 후계자의 지분 확보 차원이라는 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확보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낮고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높을수록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다.
김 상무가 점차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주목받는 곳이 한화S&C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김 상무 지분율은 50%다. 이 때문에 한화S&C는 한화그룹 경영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S&C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삼성 계열사 인수 과정에서 톡톡히 덕을 봤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최대주주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옛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인수를 통해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거느리게 되면서 외형을 키웠고 이는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S&C의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졌다.
시장에선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 (26,950원 ▼250 -0.92%)와 한화S&C 합병을 통해 3형제에 대한 경영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외형을 키운 한화S&C를 상장하고 이를 통해 김 상무를 비롯한 3현제가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롯데뿐만 아니라 현대차, 한화, 신세계, 효성 등이 앞으로 경영승계 움직임이나 관련 이슈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그룹군으로 꼽힌다"며 "이와 관련해 어떤 액션이 나올 때마다 각 그룹의 상장기업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경영승계 과정에서 어떤 계열사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인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