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원 지원인스티튜트 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허지원(35) 지원인스티튜트 대표는 자신이 한영외고 재학생이었던 20여년전, 자퇴 여부를 놓고 치열히 고민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가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전교 학생회장으로서의 책임감,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고3 1학기, 학생회장 임기를 마친 그는 학교를 떠났다. 갈 곳 없는 자퇴생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와중에 학원부터 산중의 절까지, 안 가본 데 없이 방황해야 했다.
지원인스티튜트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기업이다. 서울 역삼동 모처에 위치한 지원인스티튜트 사무실에는 직원뿐 아니라 중·고등학생 10여명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죽치고 앉아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허 대표는 "이 장소가 사무실 겸 지원인스티튜트 센터 1호점"이라고 소개했다. 또 "지원인스티튜트는 '교육기업'이 아닌 '성공솔루션 플랫폼'"이라는 아리송한 말을 던졌다.
허지원 지원인스티튜트 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하지만 온라인과 교재만으로는 사람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오프라인 플랫폼을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게 지금의 지원인스티튜트 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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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인스티튜트는 현재 소수의 남학생만을 대상으로 센터 회원을 모집 중이다. 허 대표는 학생 면접 인터뷰 후 입회를 직접 결정한다. 그가 말하는 회원의 자격 조건은 '열정'과 '자질'이다.
"학생을 뽑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자신이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남학생의 경우, 동기가 바로 서면 성장하는 것은 금방입니다. 향후엔 이 성공솔루션 모델을 성인이나 여학생에게도 적용할 계획입니다만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선 변화 효과가 확실한 남학생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원인스티튜트에 온 학생들은 크게 동기-학습-진로 컨설팅 세 단계의 프로그램을 밟게 된다. 학습 컨설팅 단계에서는 스포츠, 외국어, 과학기술, 예술, 독서 5개 소양을 키우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알려준다. 허 대표는 "원치 않는 공부도 무조건 해야 하는 학교나 학원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각 학생의 수준에 맞는 로드맵을 개별 설계하고 관련 제반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의 문제행동에 대한 상담은 지속적으로 병행한다. 허 대표는 "센터에 들어온 후에도 엄마와 크게 싸우거나 가출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도 있다"며 "저도 사람인지라 집 나간 학생을 붙잡고 훈계하면서 욕도 하고 화도 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지, 이런 일이 있고 나면 학생들은 지원인스티튜트에 더 큰 신뢰를 보낸다.
허 대표는 이 같은 노력이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어찌 보면 실행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아이들의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만 이끈다면 분명 몇 배 큰 성과가 날 거예요. 한국의 미래는 인적 자원에 달려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아끼는 노력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