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LS 광고 제동, 업계는 불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5.07.30 18:32
글자크기

"금융투자상품 보도자료, 투자광고 수준 규제 필요" vs "획일적 통제, 시장 위축 우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금융투자상품 보도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가 ELS(주가연계증권), 랩,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내놓는 광고성 보도자료에 대해 준법감시인의 사전 검토를 반드시 거치도록 한 방침과 관련, 제도 정비 결과를 오는 9월 말까지 각 증권사가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도록 통보했다. 또 금융투자협회는 다음달 중 광고성 보도자료 작성기준을 마련해 금융당국과 협의해 확정하도록 공지했다.

금감원이 이 같은 지침을 내린 것은 증권사의 광고성 보도자료가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성은 축소하고 판매에 유리한 정보만 강조한 내용으로 기사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보도자료가 사실상 광고 성격을 지닌 만큼 업계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투자광고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은 구체적으로 금융투자상품 보도자료에 게재되는 상품 사진에 위험성에 대한 문구 없이 예상수익률만 실린다거나 고위험 상품으로 공시하는 ELS가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설명되는 점 등을 지적했다.

업계는 당국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 당시 불완전판매 문제 등을 치르면서 자율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투자상품 보도자료 등의 경우 이미 금융투자회사 표준내부통제기준에 따라 자료를 내기 전에 관계부서와 충분히 협의해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표현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중 삼중의 규제가 덧붙여지면서 옥상옥의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런 시각이 자본시장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증시 분위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금감원은 상품 소개 보도자료 자체를 투자 광고 수준으로 규제해 금투협에서 심사하도록 요청했다. 금투협과 업계는 이와 관련, 자칫 시장 활성화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규제 수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율규제'를 명분으로 사실상 정부 방침을 강요하고 있다"며 "업계의 목소리가 좀더 적극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