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이번주 새책]'바이러스 사냥꾼-실패할 시간이 없다' 外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이슈팀 김주현 기자 2015.07.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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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이번주 새책]'바이러스 사냥꾼-실패할 시간이 없다' 外


지금은 벌써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잊혀졌지만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우리 모두에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었다. 완전한 무방비에 가까운 상태에서 검역을 통과해 국내로 들어온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국민을 서로 경계하고 의심하게 만들었다.

'바이러스 사냥꾼 - 실패할 시간이 없다'는 유엔에이즈계획(UNAIDS) 사무총장 자리에서 전세계 에이즈 대책을 이끌었던 벨기에 출신의 미생물학자 피터 피오트의 한 평생에 걸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퍼펙트 스톰’이라는 단어로 바이러스 유행의 본질을 설명한다. 신뢰 낮은 정부, 늑장 대응, 작동하지 않는 보건의료체계…. 다들 조금씩 방심한 결과가 어떤 일이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정부 보건당국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며 위기를 느꼈던 시민이라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책이다.

'참붕어의 작가별 취업면접'이라는 특이한 책도 나왔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패러디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저자 참붕어는 "단 한 권으로 세기의 작가 n인의 작품세계를 느껴보라"며 본인이 쓴 책을 '청소년·취업생 강추 도서'라고 저자소개에 당당히 적는다.



몇 자만 읽어보자. 공자와 그의 제자 '백수'의 대화다. "무릇 군자는 한 번에 여러 이력서를 접수하지 않는 법이니라.(君子不行 走在多路)." 시인 이상의 시다. "여섯시반기상은비위생적이오(여덟시쯤느즈막이일어나고싶소)."

영미권 작가도 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구직자 이야기'다. "최첨단의 시대이지만, 야만의 시대요. 부의 시대이지만, 곤궁의 시대다. 시민들이 밤새도록 일하는 동안 그들에게 주어질 푼돈이 저 남쪽 땅에서 자라고 있었다."

'병맛' 넘치는 글들이지만 읽다보면 각 작가들의 글쓰는 스타일을 다 파악할 수 있다. 웃음은 덤이다. '청소년·취업생 필독 도서'는 될 수 없지만 '강추 도서'는 충분히 될 만한 책이다. 공부하다 쉬는 시간에 읽기 딱 좋다.


'덫에 걸린 유럽-유럽연합, 이중의 덫에 빠지다'도 출간됐다. 독일의 정치사회학자로 2세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이번에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유럽연합(EU)을 들여다봤다.

그는 "덫에 갇힌 채 움직일 능력을 빼앗기고 탈출경로는 막힌 데다 덫을 풀려는 대리자의 힘이 약한 상태"라고 EU를 진단한다. 그는 EU를 이렇게 만든 핵심적인 모순이 '대화불능’이라고 말한다. 공동체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에 관심이 없고, 서로의 의견이 서로에게 먹히질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까. 그는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EU의 선한 방향성을 다시 한 번 되돌려보자고 말한다. 정말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의 테이블에 다시 돌려놓고 일단 대화를 시작해보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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