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가계부채 대책, 수익성 우려에도 큰 틀은 맞아"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김상희 기자 2015.07.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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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인위적 대출금리 인하로 수익성 저하 우려..건전성 제고에는 긍정적

고정금리 비중 달성을 앞당기고 빚을 갚아 나가도록 유도하는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은행들은 수익성 저하를 우려했다. 단 건전성 제고와 시스템 안정의 측면에서 전체적인 틀은 '맞는 방향'이란 평가다.

은행들 "가계부채 대책, 수익성 우려에도 큰 틀은 맞아"


22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2017년 말 주택담보대출 중 분할상환 비중을 40%에서 45%로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 우선 올해 말 분할상환 비중을 25%에서 35%로 끌어 올려야 한다.



아울러 고정금리 비중 달성 기간 역시 앞당겨진다. 2017년 말 달성해야 할 고정금리 비목표치는 40%로 변동이 없지만 올해 말 목표가 25%에서 35%로, 내년 말 목표도 30%에서 37.5%로 상향조정됐다.

이와 관련, 은행권에선 일단 수익성 저하를 우려했다.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비중 확대를 위한 인위적인 대출 금리 하락이나 주담대 수요 위축 등의 경로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를 늘리려면 금리를 변동금리보다 더 낮춰야 해 수익이 훼손될 수 있다"며 "안심전환대출로 기존 목표는 초과 달성했지만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다시 고정금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분할상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만기상환 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적용해 분할상환 쪽으로 유도를 해야 한다"며 "금리를 낮춰서 유도를 해야하는 만큼 수익이 다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뿐 아니라 원금도 바로 상환에 들어가게 될 경우 집 값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 목적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며 "상환을 유도하는 구조로 갈 경우 대출 금액이 줄며 주담대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 건전성 제고나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볼 때 은행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하반기 예고된 미국 금리인상으로 금리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 안정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분활상환이 확대되면 여신이 줄어 큰 틀에선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이지만 건전성 제고는 은행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총체적인 시각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할상환이 는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도 유동성이 높아지는 것이어서 자금 활용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만기상환처럼 상환 될 때까지 해당 자금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자와 대출금이 들어오는 데로 다른 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고정금리 비중 확대는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리스크를 은행이 나눠지는 구조를 위한 것"이라며 "가계부채 총량 보다 질이 더 문제라는 점에서 볼 때 금리 상승이 현실화하지 않은 지금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책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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