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의 전유물? 개미투자자도 '골드바'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5.07.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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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5년여래 최저치… 10g·37.5g 저중량 판매건수 전체 42%

자산가의 전유물? 개미투자자도 '골드바'


"최근 금값이 얼마인지, 금은방에서 사는 것과 은행에서 사는 게 어떻게 다른지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골드바를 사두려는 젊은 직장인과 주부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도 금 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귀금속 전문 거래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골드바는 2260킬로그램(Kg)이 판매되면서 지난해 1~7월까지의 판매량 504Kg의 4배를 넘어섰다. 골드바는 1~5월까지는 매달 300Kg 내외로 판매됐지만 지난달에는 463Kg이 팔려 월간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골드바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자산가들이 꾸준히 금을 사모으고 있는데다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중량을 줄인 미니골드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이 주로 100g, 1000g짜리 골드바를 사는 반면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선 10g, 37.5g짜리 미니골드바가 인기다. 20일 기준으로 100g, 1000g짜리 골드바의 가격은 각각 481만5000원, 4773만5000원이다. 37.5g짜리 미니골드바는 182만1000원으로 다소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올들어 시중은행 12곳을 통해 판매된 골드바 총 1만2460건 가운데 10g짜리는 4046건, 37.5g짜리는 1190건으로 저중량 골드바가 전체 판매건수의 42%를 차지했다. 100g은 6086건, 1000g은 1138건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투자자들이 골드바에 투자하는 것은 저금리 영향과 함께 금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당 1106.80달러로 거래되며 5년4개월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국제 금값은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방침에 따른 달러 강세로 약세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이 매수 호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귀금속업체 관계자는 "최근 젊은 신혼부부들이 반지나 목걸이 등 장신구 대신 미니골드바를 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장신구의 경우 공임가격이 포함돼 살 때 비싸고 되팔 때는 공임가격을 제외한 금값만 받을 수 있지만 골드바는 공임가격이 적어 사고 파는 가격이 금의 가치와 거의 같다. 장신구를 만들 때 추가되는 공임은 통상 금값의 5~10% 수준이다. 골드바는 중량, 순도 등이 표시돼 있어 품질면에서 안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금 투자와 함께 인기를 끌었던 은 투자는 시들해진 모습이다. 올들어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된 실버바는 2998Kg으로 집계됐다. 2013년 같은 기간의 6785Kg,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20Kg에 비해 판매량이 점점 줄고 있다. 현재 실버바를 판매하는 은행은 4곳에 그쳐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경로가 적은데다 금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은 가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은의 경우 최근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산업재 수요가 줄며 시세가 위축돼 있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금 투자보다 더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 소비량은 연간 2500톤, 은 소비량은 연간 2만5000톤이라는 점에서 은은 향후 15~20년 뒤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희소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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