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30년 만에 희망퇴직 검토…업계 첫 사례 '주목'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5.07.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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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이상 근속·45세 이상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받을 것으로 알려져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1983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신평3사(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를 통틀어서도 최초 사례다.

2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15년 이상 근속자 가운데 45세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구체적인 희망퇴직 규모나 보상 절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현재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기평은 희망퇴직 이후 신규인력을 채용해 현재 연령상 역피라미드 형태의 인력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평의 구조조정이 신용평가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평 3사의 신용평가 부문의 매출액 합계는 2012년 903억원에서 2013년 814억원, 2014년 777억원으로 감소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채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 규모가 감소한 것이 신평사들의 매출액이 줄어든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줄면 신평사의 실적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기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163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43억원에서 138억원으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동양과 KT ENS 사태 등으로 신용평가 업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중역진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신규 인력을 채용해 신용평가 업무를 제대로 훈련시키는데 최소 3~4년 이상이 걸린다"며 "신용평가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필수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기평이 대주주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대한 배당을 의식해 선제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피치는 국제 3대 신평사중 하나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기평 지분 73.6%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기평의 지난해 총 배당규모는 75억300만원이다. 지분율로만 단순 계산하면 피치는 이 가운데 약 55억여원을 배당으로 받아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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