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위한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삼성물산은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일모직과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물산과 합병비율의 불공정성 등을 들어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 간 의결권 대결이 벌어졌다.
이날 임시주주총회 참석률은 84.73%로 당초 예상보다 높았다. 주총에는 의결권 위임 등 대리출석을 포함해 553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삼성물산의 전체 주주는 11만263명, 주식은 보통주 1억5621만7764주, 우선주 464만8653주 등이다.
당초 1%포인트 내외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전체 지분의 24.43%를 쥔 소액주주들의 선택이었다. KCC를 포함해 삼성측 우호지분 19.78%와 일부를 제외한 국내기관 지분을 합치면 약 40% 수준.
이번 주총에서 엘리엇 측을 지지한 의결권 자문회사 ISS 등의 권고로 외국인 상당수가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졌을 것을 감안하면, 반대로 소액주주의 2/3 이상이 삼성의 합병안에 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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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총장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감지됐다. 다수의 소액주주들은 발언을 통해 (합병비율 등) 일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합병 후 미래가치 및 국익, 대승적인 측면 등을 감안해 합병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합병안 통과 직후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주총장에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지지해 준 주주와 (합병을) 반대해 준 주주들께 감사하고 (지적한 부분을) 고쳐서 더 잘 되도록 하겠다"며 "주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아울러 "주주들께 연락하기 위해 덥고 비올 때 찾아가며 고생한 임직원께 감사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임시주총 결과에 대해 엘리엇은 "수많은 독립주주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져 실망스럽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주총 직후 "의뢰인과 더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주총에서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현물배당 정관 개정과 중간배당 결의 정관 개정 등의 2개 안건은 참석자의 2/3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