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각과 실행, 사회공헌의 선순환 이뤘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5.07.16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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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최병열 제일주방 대표, 지역 학교에 무지개식판 무상 기증

2014년 '삼성 투모로우솔루션' 공모전에서 서울 목동 양정중학교 학생 7명은 생활 속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무지개식판'으로 학생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실생활에 굉장히 유용한 아이디어"라는 극찬을 받았던 '무지개식판'은 기존 식판에 무지개 형태로 선을 그은 제품이다. 안내선에 맞춰 개인별로 정량의 밥과 반찬을 담을 수 있어 잔반을 줄이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져 얼마나 보급될 지 여부는 미지수였다.



최병열 제일주방 대표가 무지개식판을 소개하고 있다.최병열 제일주방 대표가 무지개식판을 소개하고 있다.


포항 소재 영업용 주방설비, 요리기구 도·소매업체인 제일주방의 최병열 대표는 평소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 관심이 많았다. 최 대표는 지역 비영리 단체 '음식물 쓰레기 제로화 운동본부'와 함께 활동을 하던 중 삼성 투모로우솔루션에서 발표된 무지개식판을 알게 됐다. 눈이 번쩍 뜨였다.

최 대표는 즉시 당시 학생들을 지도했던 이정훈 교사를 만나기 위해 양정중학교를 찾아갔다. 속히 무지개식판을 널리 보급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이 교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최 대표는 "무지개 식판은 사람의 본성을 자극해 충분히 잔반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지원금으로 무지개식판을 청심국제중학교 및 강원교교육청에 무상 납품했다. 이후 무지개식판에 대한 소문을 들은 군 부대 요청으로 모 전투비행단에 정식 납품을 시작했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머니에 담지 않았다. 최근 최 대표는 판매를 통한 수익금으로 무지개식판을 제작, 포항 영일중고등학교에 무상으로 기부했다.

최 대표는 "먼저 포항지역에 보급하고자 여러 단체에 홍보를 했으나 선뜻 구매해 급식에 적용하는 학교가 없었다"며 "무지개식판에 대해 행정실과 담당영양사의 관심이 큰 영일 중고등학교에 실제 적용해 잔반이 실제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런 미약한 활동을 통해 단 10%의 음식물 쓰레기만 줄어도 국가적으로는 엄청난 양이 될 것"이라며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일은 국민 모두가 꼭 해야 할 급박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달 28일부터 3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5 우수급식산업대전'에 무지개식판을 알리는 부스를 설치하고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부스를 임대하는 비용은 삼성전자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무지개식판의 디자인 고도화를 위해 전문 산업컨설턴트를 지원해 주는 등 제품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컨설팅을 아끼지 않았다"며 "온·오프라인을 통한 홍보와 잔반 감소율에 대한 연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아이디어를 위한 판을 깔았고 어린 학생들이 답을 내놨다. 이 아이디어는 지방의 소기업을 통해 현실화됐고 수익으로 연결됐다. 그 수익금으로 기업은 지역 학교에 제품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크지 않지만 아름다운 사회공헌의 '선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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