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경고음'에 외인 11일 만에 국채선물시장 '컴백'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5.07.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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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3년 만기 국채선물 8148계약 순매수해 이탈 우려 완화…현물시장도 견고함 '과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국채 선물시장에서 이탈하려던 외인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외국인은 11일 만에 국채선물 시장으로 되돌아와 8000억원에 달하는 선물을 사들였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2일 이후 11일 거래일 만에 3년 만기 국채선물 시장에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외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10일 연속 순매도로 대응해 총 2만9930계약을 팔았지만 이날 시장으로 돌아와 하루 만에 8148계약을 순매수했다. 1계약 당 약 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3년 만기 국채선물 시장에서 8000억원 상당이 넘는 선물을 사들인 셈이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외인의 지속적인 국채선물 순매도세는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현물 시장에서 발을 빼기에 앞서 선물시장에서 선제적 이탈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에 빗대보면 채권 현물시장에서 외인이 자금이탈을 시작하기 전에 선물시장에서 먼저 이탈하는 현상을 보이곤 했다"며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오면서 그동안 국채 시장에서 매수세를 유지하던 외인의 매매동향에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뿐만 아니라 올 들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금리인하를 통해 기준금리가 이미 1.5%대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채권시장이 추가 강세를 나타낼 여지가 적어보인다는 점도 외인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을 것이란 설명이다.

우려가 증폭되던 시점에 외인의 발길을 돌린 것은 그리스를 둘러싼 위기감 고조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인이라고 불리는 투자주체의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이들이 11일만에 국채선물 시장에 돌아온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다시 안전자산인 채권을 매수하기 좋은 시점으로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신흥국 자산 전반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외환보유고나, 국가 부채 측면 등에서 건전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외인의 급격한 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 현물시장에서의 외인 매수세 역시 아직까지 흔들림 없이 견고하다는 설명이다.

김지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지난 주말 기준 106조582억원으로 전 주말 대비 2845억원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아직까지 외국인의 이탈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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