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는 3일 공개한 의견서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며 "잠재적인 시너지가 저평가의 이유가 될 수 없고 합병을 통한 매출 목표가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전날 미국의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삼성 합병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ISS까지 같은 의견을 내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운신폭이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에 의결권 자문을 제공하는 서스틴베스트도 지난달 10일 합병안에 반대하라고 권고하는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합병비율을 문제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ISS 등 의결권 자문사의 권유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반대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오는 17일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 기준으로 11.22%(1751만6490주)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외에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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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KCC에 매각한 지분까지 합해 19.95% 수준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물산이 주총에서 승리하려면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3분의 1 이상의 지분, 즉 33.34%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삼성물산의 합병 결의를 무산시킬 수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전체 의결권 지분 가운데 33%가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라며 ISS의 이번 의견 발표로 합병 추진이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