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7.3/뉴스1
국회운영위 전체회의는 청와대 비서실의 결산심사를 위해 당초 지난 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갑자기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 속에 3일 열렸다. 이와 관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운영위 회의 취소를 요청했다며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빚어지고 있는 청와대와의 갈등이 원인이라고 시사했다.
그러나 회의 시작전부터 유 원내대표와 청와대 측 참석 인사 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됐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운영위 시작 전 운영위원장실에서 먼저 운영위원장인 유 원내대표와 만나 인사하던 전례와 달리 별도의 인사 없이 회의장에 입장했다.
국회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유 원내대표와 이 실장 역시 소통이 단절되는 한편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지목, 유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내부의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과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태도 등에 대해 공방이 오가게 될 이날 회의를 피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제기되기도 했다. 상임위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역할을 여야 간사에게 넘겨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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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오후 회의 초반 잠시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진행을 넘겨주고 자리를 비웠을 뿐 회의가 종료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회의 도중 야당 측 의원들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다소 격한 어조로 비판 발언을 할 때에는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예의를 지켜달라"고 제지하고 야당 의원으로부터 "위원장이 처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공정한 진행을 부탁한다"는 항의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했다.
회의 말미에는 국회운영위 전체회의가 연기된 상황에 대해 청와대 측에 유감의 뜻을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경위야 어떻든 혼선이 있었던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또 "오는 7일 오후2시 국회 및 국가인권위 소관 업무보고와 결산심사를 하도록 하겠다"며 평소와 다름없이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