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버스 추락' 연수생들 "손쓸 방법이 없었다"

머니투데이 인천=이재윤 기자, 김사무엘 기자, 윤준호 기자 2015.07.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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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조기귀국한 공무원 103명 "현지 중국인들이 도와줘"

지난 1일 오후 5시께 행정자치부소속 지방행정연수원 연수생 20여명을 태운 버스가 중국 지안과 단둥 경계지점인 조선족 마을 인근 다리에서 추락했다. / 사진제공 = 뉴스1지난 1일 오후 5시께 행정자치부소속 지방행정연수원 연수생 20여명을 태운 버스가 중국 지안과 단둥 경계지점인 조선족 마을 인근 다리에서 추락했다. / 사진제공 = 뉴스1


"손쓸 방법이 없었어요. 구조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료들도 구하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눈물)"(경남도청 사무관 정모씨(52))

3일 오후 '중국 버스추락 사고'로 인해 현지에서 연수를 받던 지방자체단체 소속 5급 공무원 103명이 전한 사고 당시의 모습은 생각보다 처참했다. 이들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서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사무관은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다른 차량의 동료들이 와서 구조를 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며 "사고가 발생한 지 2시간 정도 지나 현장은 완전히 수습됐다. 육안으로 보기엔 심각한 환자들이 매우 많았다"며 사고 당시의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버스 운전자 미숙으로 인한 사고라는 의혹과 관련해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사고 버스 뒤 차량에 탑승했다고 밝힌 한 공무원은 "곡선 도로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고 들었으나 앞차가 빨리 가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지 공무원들은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했고 급커브 지점에서 다리로 진입하지 못하고 난간에 부딪혀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구조대의 조치도 늦었다고 알려졌던 것과 달리 연수생들은 현지 중국인들이 사고 수습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공무원은 "중국 사람들이 나서서 많이 도와줬다"며 "신고도 중국인이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인근에 공사장이 있어 중장비가 지원 돼 예방보다 구조가 빨랐다"며 "신고도 중국인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고 이후엔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과정을 통해 선발된 공무원 148명 중 일부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고구려, 발해,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역사문화탐방' 중 사고를 당했다.

중국에 공무원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으로 이동 중 급커브 구간에서 추락했다. 이 버스엔 지방공무원 24명, 지방행정연수원 직원 1명, 한국인 가이드 1명, 중국인 가이드와 운전기사 등 총 28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11명이 숨지고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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