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오르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상해종합지수는 100%가량 상승했는데, 제조업 기준으로 기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만큼 주가에 거품이 끼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먼저 공급 쪽을 보자. 6월 들어 시장에 신규로 풀린 IPO(기업공개) 물량은 상해와 션전을 합쳐 약 650억 위안에 달한다. 이는 연초부터 5월까지 누적금액의 약 80%에 이를 정도로 많은 금액이다. 2007년 버블시기에서도 월간으로 600억~900억 위안의 IPO 물량이 대량으로 풀리며 증시가 꼭지를 만들었다.
여기에 마진거래라고 불리는 담보대출 비율이 거래가능주식 대비 8%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는 통상 1~2%에 불과한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높은 수준이다. 신용으로 주식을 사는 이유는 더 사고 싶은데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투자자들의 매수여력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이런 신용거래는 주가가 무너질 때 추가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물론 중국 정책당국이 중국증시의 위험도 상승을 그냥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금리를 계속 낮춰주는 가운데 신용거래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 줄 것이며 공적 기관의 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떠받칠 가능성도 크다. 이 외에도 여러 활성화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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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대책들이 대주주들의 매도 러쉬를 멈추게 하고 투자자들이 빚을 더 내 주식을 사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공적 기관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증시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결국 중국증시에서 벌어지는 게임의 양상은 '누가 중국주식을 추가로 사 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력한 후보자는 결국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될 것이다. 만약 중국증시가 빠르게 개방되고 해외자금이 물밀 듯 본토증시로 밀려들어온다면 중국증시는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은 예상보다 여의치 않게 전개되고 있으며, '위안화의 국제화'라는 명목의 자본시장 개방 속도도 그리 신속해 보이지 않는다. 흥미로운 부분은 홍콩H지수의 부진이다. 글로벌 자금이 중국주식에 훨씬 더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이 지수의 지난해 초 대비 상승률은 18%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글로벌에서 중국주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곱지는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중국증시는 그리 싸지도 않으며 내부적으로 매수여력은 위축되고 있는데 시장개방과 글로벌자금의 바통터치는 여의치 않은 국면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단순히 최근 들어서 성과가 가장 좋았고 '낙폭과대'라는 기회를 잡았다고 해서 가볍게 접근할 곳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