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회사는 배터리와 첨단소재 등 양대 사업을 축으로 삼성전자 이하 전자 부문 수직계열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해 회사는 연구개발(R&D)에 6250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의 7.4%에 해당하는 액수다. 같은 기간 세계 1000대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 평균인 3.6%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자동차용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주력인 케미컬 사업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와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자동차용 배터리와 내외장재 제품을 패키지로 선보였다. 전기차용 배터리 경쟁력을 케미컬 소재 분야로 확대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회사는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소재 재패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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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글로벌 시설투자로 외연 확장
사업 경쟁력은 시너지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인수·합병(M&A) 및 글로벌 기업들과 연합전선 구축 △글로벌 시설 투자 등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지난 2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Magna International)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Pack) 사업을 인수했다. 셀에서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일관 사업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3월에는 전력설비 및 자동화 기술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인 스위스 ABB사와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용 전력저장장치(ESS) 솔루션 공동 개발 및 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6월에는 전자재료 편광필름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해 장쑤성 우시시에 편광필름 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이밖에도 오는 10월 중국 시안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 준공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500만대 보급을 추진 중이다.
◇"우리에겐 1등·변신DNA가 있다"
발걸음은 분주하지만 제대로 된 시너지를 보여주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합병 전인 2013년 삼성SDI는 매출 5조164억원에 영업손실이 274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5조4742억원, 영업이익 708억원을 기록, 매출은 9%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합병효과로 볼 수도 있지만 2012년 매출 5조7712억원, 영업이익 1869억원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주식시장에서 주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합병 직전 7조38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6월30일 종가 기준 7조630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SDI는 그러나 2020년 매출 29조를 달성하겠다는 종전 목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브라운관, PDP, 소형전지 세계 1등 경험에서 나온 '성공 DNA'와 직물에서 첨단소재까지 혁신을 거듭한 제일모직의 '변신 DNA'를 함께 갖고 있다"며 "기업 체질 개선과 성장을 동시에 노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