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길냥이와 공존한다"…서울시 '캣맘협의회' 결성

서울시, 자치구별 '캣맘협의회' 구축 지원…중성화(TNR) 등 길고양이 문제 대응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보인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실개천에 나와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뉴스1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캣맘'들이 25개 자치구와 동별로 조직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이른바 '캣맘협의회'를 만들어 길고양이 급식소를 관리하고 중성화사업(TNR)을 추진하기로 했다.

25일 시에 따르면, 시는 자치구별로 각각 활동하던 캣맘들을 오는 12월까지 10회에 걸쳐 초청해 '캣맘협의회'를 조직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3년 기준 서울시의 길고양이는 총 25만마리. 길고양이 관련 민원만 연간 1만여 건이 접수되는 상황이다. 길고양이에 먹이를 주려는 캣맘과 이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과의 갈등도 심하다. 지난 2012년 7월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에 먹이를 주던 여성이 50대 남성에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시가 추진하는 TNR 사업마저 예산부족과 사후관리의 어려움으로 여의치 않아 길고양이 문제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시가 지역별로 캣맘 조직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이유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캣맘의 역할이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길고양이 문제 해결은 시작과 끝 모두 캣맘에게 달려있다"며 "따뜻하고 열정적인 캣맘들이 길고양이를 돌보다 주민들과 부딪치곤 하는데 문제가 뭔지 지역모임을 만들어 함께 상의해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일부 자치구에선 자체적으로 캣맘협의회가 생긴 곳도 있다. 서울 강동구의 '미우캣보호협회'와 노원구의 '노길사(노원 길 위의 생명을 생각하는 사람들)'가 대표적이다. 미우캣보호협회의 경우 강동구와 함께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며 사료를 주고, TNR 사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게끔 돕고 있다.

일본은 지역 내 캣맘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길고양이 문제를 잘 해결한 대표적 나라다. 일본 비영리단체 '네꼬다스케'의 쿠도 쿠미코 대표는 지역 내 길고양이 운동을 주도하며 캣맘들이 소통해 체계적으로 먹이를 주고 치우고, TNR을 할 수 있게 도왔다.


시는 이 같은 캣맘협의회를 가능한 25개 자치구로 늘리겠단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25개 자치구에 다 있으면 좋고 동별로 작은 소모임처럼 만드는 것도 좋다"며 "캣맘들이 모임을 만들 수 있게 장을 만들고 캣맘 모임의 모범사례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22일 노길사와 미우캣, 그외 다른 캣맘들을 초청해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다. 시의 길고양이 정책을 소개하고, 캣맘협의회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자치구별 캣맘 활동 방안과 지원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역별 캣맘협의회 구축 후에는 길고양이 관리 정책을 함께 수립해 시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캣맘협의회와 길고양이에 밥을 주는 문제, TNR 등 발전적 방안을 논의해 문제를 함께 풀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