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oT 주도권 비책은 '개방'…지식그래프 도구 전격 공개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5.05.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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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형 지식그래프 목표 '케이샵 프로젝트' 가동.."집단지성의 놀이터 만든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세계 최대 국제가전쇼인 CES 2015를 맞아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아 호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 사장은 이날  다가올 IoT(사물인터넷) 시대의 비전과 가능성을 역설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세계 최대 국제가전쇼인 CES 2015를 맞아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아 호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 사장은 이날 다가올 IoT(사물인터넷) 시대의 비전과 가능성을 역설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해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는 '개방'의 길을 택하는 파격에 나섰다.

삼성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사의 기술 수준 향상을 이끌 '오픈 이노베이션'과 장기적 기술 개발의 토대가 될 '기술 네트워크 형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 '기트허브닷컴'에 삼성 기반의 '지식그래프'를 구축하기 위한 데이터와 구축 도구 일부를 전격 공개했다. 사내 보안을 중시하는 삼성전자가 지식그래프와 관련한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식그래프'란 검색엔진과 결합해 하나의 키워드에 관련된 데이터들과 그 관련성을 보기 쉽게 제시해 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다. 하나의 검색어를 제시하면 이와 연관된 각종 데이터들을 일사분란하게 정리해 시각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각 데이터간의 연관성까지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지식그래프'의 등장이 IT산업에 획기적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판단, 지난해 2월부터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삼성형 지식그래프'를 생성하고 지식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케이샵'(K-Sharp, Samsung Knowledge Sharing Platform)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지난 1년간 관련 데이터 축적 및 제반작업을 진행한 삼성전자는 올해 2월부터 지식그래프의 '오픈소스화' 추진에 나섰고, 이번 데이터 공개는 그 신호탄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공개하고,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지식기반 그래프를 검색하고 추천하는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단계별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데이터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본격적으로 밀고 있는 IoT 사업과 관련이 있다. 서로 연결된 기기들이 만들어 내는 방대한 분량의 '빅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하고 가공해 '정보화'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정보개방'에 나선 것은 앞으로의 첨단기업들의 경쟁력이 '협력'과 '공유'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그 폭도 무한대로 확장된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기업이 한 가지 주제의 기술만 깊게 파고들긴 쉽지 않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외부와의 협업과 아이디어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개발해 온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지식그래프 생성을 위한 '오픈 커뮤니티'를 만들고, 세계 각지의 개발자들을 초대해 어울리게 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케이샵 프로젝트를 통해 '집단지성의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시도가 삼성전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기기 및 서비스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외 주요 글로벌 IT기업들도 지식그래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2년부터 '구글 지식그래프'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고, △애플(시리) △IBM(왓슨) △마이크로소프트(커타나) △아마존(에코) 등 주요 IT강자들도 자체 지식그래프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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